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백반일기
149회 봄맛이 솔솔~ 가평 나들이 밥상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2022.04.22관리자 조회수 1041
<149회 봄맛이 솔솔~ 가평 나들이 밥상>

날씨도, 거리두기에도 연일 훈풍이 불며 
전국 방방곡곡으로 떠나는 걸음이 늘고 있다지요?
나들이라면 수도권에서는 누구나 한 번쯤 발걸음 해보았을 그곳,
MT와 청춘의 성지 가평을 찾았습니다.
봄바람처럼 화사~한 박탐희 씨와 함께했는데요.
어찌나 맛있게 잘 드시던지, 봄 식객 역할을 톡톡히 해내시더군요. 

연인,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이 많이 찾는 가평에서는
아무래도 일상에서 먹는 백반과는 색다른 음식을 찾고 싶어지기 마련인데요.
그래서 제가 백반기행에서 처음으로 프랑스 백반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프랑스에 살며 요리를 배운 주인장이 한적한 가평에 터를 마련해
거의 모든 채소를 밭을 일궈 준비한다더군요.
라클레트, 뿔레빠네, 꼬꼬뱅 등 첫 이름은 낯설었으나
재료의 맛을 살리는 것이 프랑스 요리의 특징인 만큼,
신선한 채소와 각종 재료의 맛이 잘 어우러져 훌륭했습니다. 


산지가 80%를 차지할 만큼 산이 많은 가평이지만, 이름난 해산물집이 있다고 하더군요.
이름하여 '갈낙탕'인데, 갈비와 낙지를 함께 끓인 보양식의 일종이지요.
가평에서 웬 갈낙탕?이란 생각이 처음에 들었으나 맛을 보고 나니 의구심이 싹 가시더군요.
주인장이 하남까지 가서 직접 골라오는 싱싱한 산낙지에,
매일 아침 쓸 만큼만 삶는다는 갈비 맛까지 잘 살린 데다가
매콤한 국물까지 더해 구미가 당기는 음식이었습니다.
앞으로 가평에 가면 종종 생각날 듯하더군요. 


길 떠나면 휴게소는 꼭 들리게 되지요?
선조들이 그렇게 들렸던 곳이 바로 주막인데, 
가평 솔고개 인근에 근사한 주막이 있다 하여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고개 넘다 출출할 때쯤 생각나는 국수, 두부김치, 감자전을 맛봤는데
어느 하나 빼놓을 것 없이 아주 제맛을 내더군요.
투박한 모양새에 정까지 듬뿍 담겨있는데다 나들잇길 풍취까지 더하니
주막에 들르던 선조들의 기분이 이해가 된달까요. 


저녁이면 가평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인다는 고깃집을 찾았습니다.
앉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황토로 바른 화덕인데요.
그을음도 적고 고기 맛도 더 좋아지게 한다고 주인이 매일 아침 덧바른다더군요.
거기에 숯 사이에 끼워 24시간 숙성한 통갈매기살을 구워 먹는데,
근막을 제거하지 않아 육즙이 살아있고 씹는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가평 주민들이 즐겨 먹는다는 '막된장'으로 끓인 찌개 역시
입가심으로 먹으니 입안이 싹 정리되는 느낌이더군요.
이 맛을 보면 여러분도 아마 당장 가평 나들이를 떠나고 싶어지실 겁니다.

댓글 0

(0/100)
  •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