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백반일기
146회 게미지다! 남도 순천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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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1관리자 조회수 1198
<146회 게미지다! 남도 순천 밥상>

제 고향 여수의 이웃 동네, 순천을 찾았습니다.
옛말에 남도 음식은 동에는 순천, 서에는 강진이라 했다지요?
여수도 빠질 수야 없지만, 순천은 그야말로 천혜의 환경에 둘러싸인 도시니
식문화가 발달한 것은 당연지사이지요.
오늘 순천의 맛있는 기행을 함께할 분으로 순천에서 나고 자란 가수 양수경 씨를 모셨는데요.
과연 남도 분이라 그런지 맛을 제법 잘 아시는 분이더군요. 허허


‘남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백반입니다.
순천을 대표하는 근사한 한정식집들도 많지만, ‘백반기행’의 이름에 걸맞게
동네 분들만 알음알음 다닌다는 골목 백반집을 찾았습니다.
만 원짜리 돼지고기 백반을 시켰더니 봄나물이 상에 가득 차려졌는데요.
남도치곤 적다-싶을 때쯤 하나 둘 반찬이 더 추가되더군요.
알고 보니, 주인장이 바로바로 해서 내어놓느라 시간 차가 생긴다고 하던데-
과연 방금 만든 음식들의 맛이 아주 근사했습니다.
아마 매일 아침 시장에 나가 찬거리를 장 봐온다는 주인장의 근면함도 맛에 한몫 더했을게죠.


전국에서도 꽤 큰 규모로 손꼽힌다는 순천 아랫장에는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고소한 냄새를 솔솔 풍기는 집이 하나 있습니다.
장날이 아닐 때도 동네 사람들 발걸음이 잦다는 전집이 그 주인공인데요.
순천 분들이 즐겨 드신다는 명태머리전이 아주 별미더군요.
뭐 먹을 게 있겠어-싶던 의구심을 한 방에 걷어주는 맛이랄까요?
고향에 들를 때면 종종 생각날 만한 맛이었습니다.

전라도에 오면 즐겨 찾는 또 다른 별미는 바로 ‘닭구이’인데요.
영암에서도 굉장히 맛있게 먹었는데, 순천 시내에 있는 이 닭구이 집은
소금, 참기름 간만 하는 다른 닭구이와는 다르게 직접 만든 소스를 발라 굽더군요.
재료는 별것 없다는데, 바로바로 무쳐내는 것이 핵심이라지요?
게다가 퍽퍽한 부위 없이 어찌 골고루 쫄깃하고 담백하던지!
닭구이가 물릴 때쯤 곁들이면 느끼함이 싹 가실 4종 김치 또한
주인장이 늘 직접 담가내 근사한 맛을 선사한답니다.


드넓은 순천만을 낀 도시답게 해산물을 빼놓을 수 없는 순천.
마지막 일정은 동네에 깨나 소문 자자하다는 횟집으로 정했습니다.
그날그날 들어오는 생선을 썰어내 무엇이 상에 오를지 모른다는 잡어회,
저는 운 좋게도 회로 맛보기 쉽지 않다는 쏨뱅이를 맛볼 수 있었는데요.
크기도 작고 손질이 꽤 성가시다지만 맛만은 아주 일품이더군요.
제철 끝물인 물메기탕 또한 빼놓을 수가 없었는데요.
별다른 육수나 기교 없이 맹물로만 끓여 물메기의 깊은 맛을 잘 우려냈더군요.
마무리가 아주 괜찮아 잊지 못할 순천 기행이 될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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