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밤 9시 1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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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회 뜨거운 맛! 부산 정우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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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5관리자 조회수 1275

<145회 뜨거운 맛! 부산 정우 밥상>


부산은 대한민국 제1의 항구도시입니다.
화려한 모습과 동시에 거친 상남자 같은 매력도 갖고 있지요.
백반기행 부산 편은 뜨거운 사내 배우 정우 씨와 함께했습니다.
고향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가득하더군요.
이번 부산 여행은 부산 사나이 정우 씨를 믿고 따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부산하면 밀면이지요.
정우 씨가 고향에 올 때마다 찾는다는 밀면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제가 이미 알고 있던 집이더군요.
만화 <식객>의 마지막 편에 소개한 100년 전통의 밀면집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찾으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예나 지금이나 저렴한 가격의 밀면.
새빨간 양념장이 올라간 밀면은 육수에서 고기 맛이 진하게 나더군요.
밀면은 밀가루에 고구마전분을 섞어 반죽을 합니다.
특히 이 집은 씨반죽을 같이 섞어 면을 뽑는다더군요.
쫄깃하면서도 묵직한 면발이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피란민들이 애환이 담긴 음식 밀면. 부산하면 떠오를 소중한 맛입니다.


부산에서는 돼지국밥만큼이나 대구탕을 많이 먹습니다.
해운대 끝 부산 미포.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대구탕집을 찾았습니다.
대구탕 나오기 전 밑반찬으로 빨갛게 무친 멍게젓갈이 나왔는데요.
바삭하게 구운 김에 쌀밥, 멍게젓갈을 올려 먹으니 향긋하니 맛이 좋더군요.
이 집의 백미는 역시 대구탕.
뽀얀 국물을 먼저 들이켰는데 속이 화르르 풀리는 시원한 국물 맛에 도무지 사발째 마시지 않고는 못 배기겠더군요.
대구탕에는 대구대가리와 지느러미살이 넉넉히 들어있었는데요.
큼지막한 쌀밥이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게 잘 발려 맛이 좋더군요.
연이어 대구뽈찜이 나왔는데요.
양념 색깔이 어찌나 새빨간지 보기만 해도 기침이 나더군요.
자세히 보니 대구대가리를 양념과 함께 볶은 게 아니라 삶은 대구살 위에 양념을 얹어냈더군요.
함께 볶으면 부드러움 살밥이 부서져 식감을 살리기 위해 이렇게 냈답니다.
한입 맛보았는데 역시나 알싸한 매운맛이 치고 올라왔습니다.
제 입에는 조금 매웠지만 정우 씨는 참 맛나게 드시더군요.
화끈한 부산의 맛이었습니다.


정우 씨가 추천한 부산의 마지막 맛은 해운대에 있는 양곱창입니다.
일주일에 서너 번씩 방문할 정도로 정우 씨가 애정하는 집이라더군요. 어찌나 입이 마르게 칭찬을 하던지 기대가 컸습니다.
서너가지 부위를 골고루 맛볼 수 있는 모둠 구이를 주문했습니다.
상냥한 주인장이 하나하나 다 구워주더군요.
이 집 양곱창은 빨갛게 양념한 양념구이였는데요.
사실 저는 자극적인 양념구이보다는 담백한 소금구이를 선호하는 데다, 평소 느끼한 걸 즐겨하지 않는 터라 걱정이 앞서더군요.
그런데 이 집 양곱창은 확연히 다르더군요.
강렬한 색에 비해 양념 맛은 자극적이지 않았고, 양념이 오히려 느끼할 수 있는 곱창 맛을 잡아주더군요.
게다가 소내장을 소기름에 튀기는 방식으로 초벌을 해 고소함은 한껏 끌어올리고 잡내는 잡아 맛이 좋았습니다.
70년을 넘게 양곱창을 멀리했던 날들이 후회가 되는 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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