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밤 9시 1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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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회 밥심으로 세우다! 울산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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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0관리자 조회수 1790

<밥심으로 세우다! 울산의 맛!>

120번째로 백반기행이 찾은 도시는 울산광역시입니다.
거센 파도와 맞서며 중공업으로 큰 부흥을 맞은 도시 울산에는 어떤 맛이 있을까요?

파워풀한 디바 에일리 씨와 함께 울산의 맛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우리나라 바다에는 크게 네 종류의 가자미가 서식하는데, 울산에서는 특히 용가자미라는 종이 많이 납니다.

이 가자미로 얼큰하게 찌개를 끓여 판다는 식당이 유명하다 해서 찾았는데요.

경상도인지라 생선찌개 하나에 찬 몇 가지 나올 줄 알았는데 전라도 뺨치는 16가지 기본 찬이 저를 반기더군요.

게다가 찬도 어찌나 정성이 가득한지... 멸치액젓을 끓여 한번 걸러낸 멸치액젓 양념장에, 도루묵 조림, 해파리냉채 등

주인장이 손맛을 잔뜩 부렸더군요.

여기에 울산 방어진에서 잡힌 생가자미를 뭉근하게 끓여낸 가자미찌개는 에일리 씨 말을 빌리자면 얼큰하고 칼칼합니다.

게 다리와 각종 채소들을 4시간 이상 푹 끓여 육수를 냈다니 그 진한 맛이 이해가 가더군요.

울산에 온다면 한 번쯤은 꼭 맛봐야 할 울산의 맛. 그 자체입니다-


우리나라만큼 '비빔'을 좋아하는 민족이 또 있을까요?

전국 팔도에 다양한 비빔밥이 맹위를 떨치는데, 울산에도 100년을 이어온 비빔밥이 있다고 합니다.

호기심에 울산 비빔밥집을 찾았는데... 1대 할머니가 요정처럼 높으신 분들을 모시고 고급스럽게 만들어냈던 비빔밥이

 100년을 이어 내려왔더군요.

전복에 육회, 경상도식 고기 고명인 꾸미 국물, 완도 김을 직접 구워 부스러뜨린 김 가루, 미나리에 시금치, 발을 떼고 머리를 뗀 콩나물까지. 재료 하나하나 정성을 들인 비빔밥.

고추장까지 직접 만들어 고추장이 비빔밥 맛을 지배하지 않고, 어우러짐이 좋습니다.

전주, 통영, 진주 등 다양한 비빔밥만큼이나 개성이 뚜렷하고 정성이 가득 들어간 비빔밥이더군요.

울산에도 '울산 비빔밥'이 있다는 사실, 꼭 기억해야겠습니다.


울산 하면 떠오르는 대표 음식. 바로 언양불고기입니다.

3대 불고기 중 하나로 유명세를 떨치는 불고기인데요.

70 평생 처음으로 언양에 와서, 언양 불고기 실물을 마주하는군요.

육수가 자작한 서울식 불고기와, 바로 양념해 직접 구워내는 광양 불고기와 다르게 언양 불고기는

숙성한 고기를 석쇠 판에 마치 떡갈비처럼 구워내 오더군요.

처음엔 떡갈비인 줄 알았는데... 젓가락으로 손을 대보니 얇게 저민 고기가 순식간에 흐트러집니다.

물어보니 타지 않도록 휘적대며 구워내 모양만 잡아낸 것이라 하더군요.

이 언양 불고기는 주로 언양 한우를 사용해 만드는데 주변 도축장에서 바로 도축한 고기를 하루 이틀 내에 양념해

사용한답니다.

그래서 고기 자체의 육질과 육향이 좋고 양념도 강하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은 맛입니다.

과거 경부고속도로 공수할 때, 전국 팔도에서 모인 인부들이 이 맛을 들인 후 전국으로 유명해졌다는데,

직접 맛을 보니 이해가 가더군요.

꼭 다시 한번 울산을 찾고 싶은 맛입니다.


울산에는 곰장어도 유명합니다.

과거 울산 사람들이 힘든 일을 마치고 저녁때 술 한잔 기울이며 안주 삼아 먹던 것이 유명해졌다는데요.

다른 지역과 달리 생꼼장어에 간을 하지 않고 채소와 함께 볶아 먹더군요.

또 양념구이는 된장을 함께 넣어 구수한 맛이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오래전 울산에 곰장어 가죽공장이 있었고, 그 가죽공장에서 쓰다 남은 곰장어를 값싼 가격에 팔기 시작한 게 그 시작이라는데. 주머니 가벼웠던 노동자들에겐 이보다 더한 안주는 없었을 겁니다.

지금도 그 추억의 맛을 잊지 못해 나이가 들어도 곰장어를 찾는 울산 사람들이 있다는데 맛을 보니 그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 저도 꼭 한번 다시 울산을 찾고 싶은 맛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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