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밤 9시 1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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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회 맛있는 섬 나들이! 강화도 별미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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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7관리자 조회수 2162

118회 맛있는 섬 나들이! 강화도 별미 밥상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 강화도를 찾았습니다.
강화도는 서울에서 1시간 거리라 가볍게 나들이 떠나기에 참 좋은 곳이죠.
맛있는 나들이에 초대한 손님은 넘치는 에너지로 주변을 기분 좋게 하는 배우 이성경 씨와 함께했습니다.


지금은 다리가 놓여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지만, 강화도는 섬입니다.
섬은 고유의 식문화가 발달해있게 마련이죠.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이름하여 젓국갈비! 돼지갈비를 넣고 끓인 탕이랍니다.
음식깨나 먹어본 저도 젓국갈비는 처음이었는데요.
강화특산물인 새우젓으로 맛을 내 국물에 감칠맛이 월등하더군요.
안에 들어있는 돼지갈비는 기름기가 없어 담백하면서도 촉촉해 한없이 먹을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강화도 하면 흔히들 바다를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민족의 명산 마니산을 빼놓을 수 없지요.
마니산 자락에 산채로 유명한 집이 있다고 하여 찾았습니다.
143년 된 고옥을 개조해 만든 식당이라 그런지 분위기부터 남다르더군요.
본격적인 식사 전에 나오는 기본 찬부터 범상치 않았습니다.
낯선 약초 반찬들이 쟁반 가득 나오는데, 하나하나 맛이 좋더군요.
알고 보니 주인장의 언니가 암 투병을 할 당시,
언니에게 건강한 음식을 해주고픈 마음에 약초를 활용한 음식을 연구했다고 합니다.
쑥 가루를 넣어 지은 밥을 비벼 먹는 산채비빔밥은 포슬포슬한 식감에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는데요.
특이하게도 나물을 기름에 볶지 않고 쪄서 낸다고 하더군요.
곁들여 먹게 나온 3년 묵은 된장찌개로 끓인 된장찌개도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온 도토리묵은 썰어 나오는 게 아니라 통으로 나와 수저로 떠먹어야 했는데,
넉넉히 올라간 갖은 고명을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좋더군요.
소중한 사람이 생각나는 건강한 한 끼였습니다.


갯벌이 유명한 강화도에서 꽃게를 안 먹으면 섭섭하지요.
먹기 좋게 손질된 간장게장은 살이 꽉 차고 주황빛 알도 가득해 입안에 달큰함이 차더군요.
간장이 많이 짜지 않고 구수해 흰 쌀밥에 김을 싸서 찍어 먹으니 맛이 좋았습니다.
남은 간장을 집에 싸가고 싶을 정도였달까요.
얼큰한 꽃게탕에는 단호박이 넉넉히 들어가 단맛을 한껏 올려주었습니다.
꽃게살은 또 어찌나 달고 구수한지 체면 불구하고 양손 걷어붙이고 열심히 뜯어먹었습니다.
손가락도 쪽쪽 빨아가면서 말이죠.
살이 꽉 찬 꽃게요리를 이토록 신나게 즐기다니, 가을의 시작이 좋습니다.

그런가 하면 늦더위가 가기 전에 꼭 맛봐야 하는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보기만 해도 약이 된다’는 농어이지요.
주인장의 가족이 직접 배를 타고 나가 낚시로 잡아 온다는 자연산 농어 풀코스를 맛보러 갔습니다.
뱃사람들이 먹던 식으로 투박하게 썰어나온 농어회는 구수한 맛이 좋은데다 씹는 맛까지 있어 일품이더군요.
물릴 때쯤 초밥으로도 만들어 먹을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구성이지요.
회로 즐겼다면 이번엔 구이로 즐길 차롑니다.
회로 뜨기엔 크기가 작은 새끼농어가 구이는 살밥이 단단하면서도 구수해 맛이 좋았습니다.
자연산 농어 코스 마지막 대미는 농어 맑은탕입니다.
진하다 못해 걸쭉한 국물은 그야말로 보양식이란 말이 딱 어울리더군요.
자연산 농어 덕분에 여름의 마무리를 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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