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백반일기
115회 기품넘쳐라~ 공주&부여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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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5관리자 조회수 2380

백반기행 115회 기품 넘쳐라~! 공주&부여 밥상
 
고고한 백제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 충남 공주&부여로 향합니다.
기품 넘치는 고장에 딱 어울리는 식객!
사극 속 공주 역할로 유명한 홍수현 씨도 함께 말이죠.
 
여름의 한 가운데, 궁남지에는 부여를 상징하는 '연꽃'이 만개했습니다.
연꽃은 꽃부터 뿌리까지 버릴 것 하나 없는 식재료!
연밭이 많은 부여에는 연꽃을 활용한 요리가 풍성합니다.
연밭을 직접 가꾼다는 주인장,
손대기 아까울 정도 화려한 연꽃차, 연근에 연자까지 더한 연잎밥,
그리고 연근 떡갈비까지 한 상 푸짐하게 차려내더군요.
또 텃밭에서 나오는 제철 식재료로 매일 반찬을 만드는 주인장.
여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호박꽃찜과 호박잎으로 입맛을 돋우고 
 솎아낸 아기 멜론으로 담근 장아찌로 호기심까지 자극했습니다.
연잎밥에 여름 반찬까지 더한 한 상! 여름날이면 생각날 것 같습니다.
 
부여와 인접한 또 하나의 백제 왕도, 공주로 향했습니다.
공주 유구전통시장 안에 역대급 가성비로 한우 잔치를 벌일 수 있는 곳이 있답니다.
당일 도축한 암소 한우를 직접 발골해 한우모둠으로 판매하는데요,
그 값이 매우 저렴합니다. 1,500g에 단돈 5만 8천 원! 
요즘 숙성 한우를 내는 고깃집이 많은데, 이 집은 두껍게 썬 생고기 상태라
육즙, 육향, 육질 모든 걸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천 원이면 맛볼 수 있는 후식 된장찌개는 후식이라 얕봤다 큰 코 다쳤습니다.
직접 담근 된장에 발골 시 나오는 고깃덩어리,
호박도 통 크게 썰어 넣어 묵직한 맛이 일품입니다.
혼자보단 둘이 낫고 둘보단 넷이 가면 더 좋습니다.
한우 한 점 놓고 서로 먹어라 눈치 볼 일 없는 이곳이라면,
한우로 잔치를 벌여도 되겠습니다.

금강 하류인 백마강에서 잠시 배를 꺼트리고 다음 여정으로 향했습니다.
만수산 아래 자리한 천년고찰, 무량사.
천년고찰 근처엔 으레 오래된 밥집이 있죠.
무량사 입구에도 부여 특산물인 표고버섯을 잘 활용한 곳이 있었습니다.
산채비빔밥에는 물론, 도토리묵을 쑬 때 표고버섯을 넣어 쫄깃한 식감을 살리고
동동주 안에도 표고버섯 가루를 넣어 쌉싸래한 맛이 좋았습니다.
표고버섯 향이 그윽하게 번지는 밥상에 저도 홍수현 씨도 푹 빠졌습니다.

백반기행의 묘미는 뭐니 뭐니 해도 오래된 노포를 찾는 일.
80년 전통의 노포가 있다고 해서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다소 무뚝뚝한 주인장이 느릿하게 맞이하더군요.
정말 유명한 곳이 맞나 의심하던 그때, 놀랄 만한 음식이 나왔습니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하얀 빛깔의 백순대!
분명 선지가 들어간 피순대라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새하얬습니다.
맛은 또 어찌나 고소하고 부드러운지,
굳이 비교하자면 순대보다는 소시지와 더 흡사하더군요.
식객으로 전국을 돌아다닌 지 꽤 되었는데,
아직 맛보지 못한 음식이 있다니... 한식의 세계는 무궁무진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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