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백반일기
113회 혼저옵서예! 제주 서귀포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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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3관리자 조회수 1832

<혼저옵서예! 제주 서귀포 밥상>


사철 좋지만, 여름이면 더욱더 생각나는 곳이 제주도 아닐까 싶은데요.
개발의 물결로 제법 도시화가 된 제주도에서도
서귀포는 제주의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해 더욱 매력 있는 곳이지요.
제주도를 얘기하는데 배우 고두심 씨가 빠지면 섭섭합니다.
지난 속초 편에 이어 두 번째로 백반기행을 찾아주신 고두심 씨와
좀 더 풍성한 제주도 백반기행을 다녀왔습니다.


이효석 작가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으로 메밀의 대명사는 강원도가 되었지만,
사실 전국 메밀 생산량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건 제주 메밀입니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 제주 사람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었던 고마운 메밀을
아주 맛깔나게 요리해 내어놓는 식당을 찾았는데요.
메뉴는 이 여름에 걸맞은 물냉면과 이름부터 사랑스러운 ‘비비작작면’.
쫄깃쫄깃한 면발은 놀랍게도 제주 메밀 100%로 만든 것이라더군요.
원물, 제분, 반죽 3박자가 딱딱 맞아떨어진 결과인데, 아무리 먹어도 믿기질 않더군요.
제주에서 나는 여러 가지 채소들을 손질해 간장 소스에 비벼 먹는
‘비비작작면’ 또한 짭조름한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국 팔도를 다니다 보면 그 지역을 닮은 제사상을 만나는 게 또 다른 재미인데요.
제주 제사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하영 올레길 근처에 있다 하여 방문했습니다.
제주도는 예로부터 제사가 끝나면 대나무 바구니에 음식을 담아
이웃과 나누는 정다운 문화가 있었다는데,
그 추억을 되살려 대나무 바구니에 제사 음식을 담아내는 집이더군요.
제주 제사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온다는 돼지고기 산적부터
관혼상제의 감초 빙떡, 최고로 귀하게 여기는 생선 옥돔구이까지-
제주도의 진수성찬을 한자리에서 맛봤습니다.



제주에서 가장 귀한 생선이 옥돔이라면,
제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생선은 아마 자리돔이 아닐까 싶은데요.
초여름 제주 사람들의 주식이자 별미인 자리돔을 갖은 요리로 맛볼 수 있더군요.
뼈째 썰어 고소함이 그대로 살아있는 자리돔회부터,
매콤새콤하게 무쳐 입맛 돋우는 회무침, 소금만 뿌려낸 구이까지...
그중 단연 최고는 자리돔 물회.
동해 일대에서 고추장과 초장을 이용해 물회를 먹는 것과 달리
제주에서는 된장을 풀어 물회를 즐긴다지요?
자리돔의 고소함과 된장의 구수함이 만나 근사한 여름 별미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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