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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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회 맛있는 선물! 영동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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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5관리자 조회수 2453

83회 맛있는 선물! 영동 밥상




설렘 가득한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오늘은 소박하고 따뜻한 온기가 있는

충북 영동으로 향했습니다. 내륙의 중앙에 위치한 곳이라 그런지

영동을 둘러싸고 있는 병풍 같은 산들이 강관이더군요.

오늘 함께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식객은 국민배우 김영옥 씨.

저보다 10살이나 위이신지라 오늘 깍듯이 누님으로 모시기로 햇습니다. 하하


피난 시절을 겪은 김영옥 씨에게 특별한 추억의 음식을 찾아 가는 길.

바로 겨울에 먹어야 더 맛있다는 시래기입니다.

영동읍내 19년째 관공서 직원들의 점심 사랑방으로 통한다는 곳인데

가성비가 좋은 집으로 소문이 났다는군요. 이 집의 주메뉴는 청국장과 시래기.

직접 볏집에 띄운 청국장에 매일 아침 만든다는 손두부만 들어갔을 뿐인데

그 맛이 진하면서도 구수합니다.

어머니의 손맛이 생각나는 맛이랄까요?

여기에 된장에 자작하게 지진 시래기까지 더해지니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밥상입니다.

김영옥 씨는 어찌나 입맛에 맞으셨는지 두 다리 쭉 뻗고 소매 걱도

제대로 먹방을 펼치시더군요.

마치 이 한 그릇이면 이 겨울을 든든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맛이랄까요?

이 겨울에만 만날 수 있는 배추전부터 정겨운 도토리묵말랭이까지.

알짜배기 찬까지 7천 원이라는 가격에 훌륭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사실 영동엔 정겨운 맛들이 꽤나 있습니다.

이번에 갈 중국집은 39년 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오랜 노포인데,

주문 즉시 수타를 뽑아내는 집입니다.

탕탕 들려오는 맛있는 소리가 꽤나 정겹더군요.

짬뽕과 짜장, 탕수육 누구나 쉬이 즐겨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맛의 차이는 분명히 있더군요. 수타의 장접이 두드러지는 쫄깃한 면발부터

내륙 지역의 특징을 살린 채소 재료들까지 먹는 재미가 있는 곳입니다.

바다의 해물짬뽕과는 또 다는 시금치 짬뽕의 매력에 푹 빠져 버렸습니다.

아차! 이곳은 탕수육에 대파를 넣어 톡 쏘는 청량감을 더하더군요.

여기에 오랜 노포의 모습을 살피는 재미까지-

타임머신 여행이란 이런 게 아닐까 싶더군요. 하하


입맛이 없을 때가 가장 슬프다고 할 정도로

음식을 사랑한다는 김영옥 씨가 고른 이번 메뉴는 갈비입니다.

100년 된 한옥에서 갈비 장사를 하는 집인지라 풍경도 멋지더군요.

메뉴는 참 특이합니다.

고추장 갈비에 고추장 오돌뼈가 한 세트로 나오는데 84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김영옥 씨가 저보다도 잘 드시더군요. 하하

여기에 3일간 숙성한 간장 갈비는 의외로 양념의 맛이 강하지 않아

제 입맛에도 괜찮더군요.

구인장이 갓이 많이 남아 담갔다는 갓 물김치도 제법 고기와 잘 어우러집니다.

맛이 괜찮아졌는지 노래를 선물해주신 김영옥 씨의 청아한 목소리까지 울려 퍼지니

이 밤이 참 아쉽습니다.




연말 특집을 맞이해 오늘은 특별히 광양으로도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매실 명인 홍쌍리 씨가 무려 5,500포기로 김장을 하신다더군요.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김장 나눔 봉사를 하신다니 저도 동참했지요.

이 행사를 하신지가 30년인데

홍쌍리 씨의 절친인 고두심 씨, 배우 김석훈 씨

그리고 오늘 첫 나들이를 했다는 배우 오현경 씨도 힘을 보태러 와주셨더군요.

김치 맛이 좋기로 소문났다는데 그 핵심은 배춧물을 짜지 않는 것이라 하더군요.

그래야 김치의 시원한 맛이 제대로 난답니다.

그 맛이 궁금했는데 김장 끝난 후 수육에 김치 한 점- 맛보는 순간

시원한 배춧물과 아삭한 식감이 입안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더군요.

그래도 뭐니 뭐니 해도 이 밥상이 더 맛있는 이유는 함께 나누었기 떼문이겠지요.

따뜻한 온기가 가득한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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