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밤 9시 1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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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회 맛있는 궁합! 남원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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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9관리자 조회수 2246

<맛있는 궁합! 남원 밥상>


춘향과 몽룡의 사랑이 피어난 고장, 전북 남원입니다.

오늘 이 도시와 궁합이 딱 맞는 게스트가 기다리고 있는데-

거참 6회 때 대구에서 만난 양준혁 씨입니다.

게다가 옆에 말로만 듣던 예비 신부와 함께 왔더군요.

사랑가를 부르는 두 분의 사이에서 오늘 만큼은 꽤나 외로울 듯 합니다 하하.


가을 문턱에 더욱 아름다워지는 지리산을 따라 왔습니다.
시원한 물줄기가 뻗어나가는 뱀사골 계곡을 지나다 보니
주인장이 직접 지리산에서 나물을 뜯어와 판다는 산채정식집을 찾았습니다.
가격은 12,000원- 그런데 반찬만 약 30가지입니다.
각종 산나물과 버섯, 장아찌에 김치까지!
여기에 탕 3개까지 더해지니 고기가 없어도 부족함 없는 한 상이죠.
사실 이 집의 히든카드는 바로 김치!
화끈한 대구 남자 양준혁 씨도 이 맛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는데,
황태육수로 3년간 김치를 익혀내 시원한 맛을 냈다더군요.
시원한 가을바람과 함께 풍성한 가을 밥상을 즐기기에 딱 입니다!


등산객들 사이에선 지리산의 둘레길이 빼놓을 수 없는 명소라더군요.
1코스부터 3코스까지 제법 길이가 꽤나 되는데,
자연의 풍광과 함께 아기자기한 마을들을 구경하며 걸을 수 있더군요.
걷다가 파란 대문집의 민박집의 구수한 냄새에 이끌려 방문을 했습니다.
민박 시 7천 원을 내면 식사를 내주신다는데
주말엔 늘 손님이 많이 이렇게 이웃분들이 도와주신다더군요.
가을 배보다 달다는 무전부터 각종 나물을 꼬지에 끼워 만든 느리미 전까지
지리산의 맛을 그대로 옮겨놓은 시골밥상이랄까요?
여기에 히든카드인 흑돼지 수육에 호박잎 한 쌈은 그야말로 환상의 궁합!
낮은 담을 타고 흘러나오는 구수한 냄새에 한 상 가득 차려내 주는
어머니의 인정 많은 밥상을 마주하니...
오래 동안 잊고 있었던 그 옛날 추억의 진한 향기가 피어오릅니다.



사실 남원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 ‘추어탕’이죠.
전국구 유명세를 떨치는 그 맛을 찾아 추어탕 거리를 찾았습니다.
거리에서도 오랜 노포 중 한 곳으로 꼽힌다는 곳을 찾았는데
경상도의 맑은 추어탕과 달리 확연히 진한 맛이 있더군요.
지리산에서 재배한 시래기를 듬뿍 넣어,
들깻물을 내어 주는 덕에 구수함도 은은하게 풍기더군요.
사실 남원의 추어탕은 둥글이로 불리는 ‘미꾸리’로 끓여내는데
고소한 맛이 좀 더 좋다나요?
가을 추수를 마치고 넘쳐나던 미꾸리로 보양식으로 해 먹은 것이
이렇게 전국의 명성을 떨쳤으니-
이 가을 추어탕만 한 보양식도 없을 겁니다!


남원의 시내에 위치한 한 연탄 돼지갈빗집.

현지인들 사이에선 꽤나 인기가 있는 집이라는데

주인장이 맨손으로 양념을 끼얹어 고기를 구워내지 뭡니까-

연탄 위에선 양념에 숙성된 고기를 구우면 짠맛이 나기에

이렇게 양념을 즉석에서 끼얹어 굽는다더군요.

그래서 이 집은 양파 위에 고기를 올려 은근한 불에서 계속 구워 먹어야

고기 육질의 부드러운 맛을 유지하며 먹을 수 있다더군요.

사실 고기도 고기지만- 백반집 이상의 반찬 스케일도 대단한 곳이니

아마 이 집을 가기 전엔 꼭 배를 비우고 가셔야 할 겁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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