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밤 9시 1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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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회 부산 속살 맛보러 오이소! 진짜배기 부산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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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4관리자 조회수 3035

<부산 속살 맛보러 오이소! 진짜배기 부산밥상>





‘여름’ 하면 가장 생각나는 도시는 어디일까요.


많은 곳이 있겠지만, 저는 ‘부산’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해운대, 돼지국밥, 밀면, 광안리…


여행과 음식을 좋아한다는 방송인 황보 씨가 함께한 이번 부산 나들이는


제 고정관념을 깬 색다른 여행이었습니다.





부산의 젖줄인 낙동강 하구에는 색다른 별미가 있습니다.


이름조차 생소한 ‘갈미조개’라는 건데요.


생김새는 제 고향 여수에서 나는 새조개를 똑 닮았는데,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에서 잡은 조개라 그런지 맛은 꽤 심심하더군요.


갈미조개에 아삭한 콩나물무침과 삼겹살을 더한 갈삼구이 역시


이곳 낙동강 하구에서 즐길 수 있는 꽤 괜찮은 별미였습니다.





이름부터 알 수 있듯이, 부산은 산이 참 많은 곳입니다.


그중에서도 부산을 대표하는 산으로 꼽히는 금정산에


무려 500년에 걸쳐 내려온 전통이 있다고 해서 발걸음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요.


족타식 누룩으로 빚어낸 금정산성 막걸리는 그 맛이 아주 일품이더군요.


막걸리와 어울리는 푸짐한 해물파전과 흑염소 불고기도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금정산에 터를 잡고 살고 싶어지는 맛이랄까요.





중국과 일본을 거쳐 부산에 자리 잡은 ‘완당’이라는 음식은 저도 처음 들어봤습니다.


맛도 궁금했지만, 중국에서 부르는 이름인 ‘훈뚠’의 한자가


‘혼돈(마구 뒤섞여 있어 갈피를 잡을 수 없다는 뜻)’이라는 점이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아쉽게도 촬영장에서는 아는 이가 없어, 제가 다시 찾아봤는데요.


춘추전국시대의 오왕이 나랏일을 제대로 돌보지 않자,


서시라는 여인이 혼돈에 빠진 임금의 무지몽매함을 꾸짖기 위해


‘혼돈(混沌)’이라는 이름을 붙인 간식을 만들어 바친 데서 유래가 되었다고 합니다.


직접 먹어보니, 정말 임금이 푹 빠질 정도로 맛이 좋더군요.





저도 바닷사람이다 보니 해산물을 참 좋아합니다.


그런데, 산 아래에 터를 잡은 ‘회백반’ 집은 참 낯선 풍경이더군요.


부산 냄새 물씬 풍기는 간 센 반찬들과 숙성 회를 함께 즐기는 회백반은


생선전과 맑은탕, 생선 대가리찜까지 더해져 그 값어치를 톡톡히 해냈습니다.


앞으로는 일반 횟집에 가더라도, 이 회백반이 많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






이름만 듣고는 무슨 음식인지 가늠하기가 어려웠던 음식이 바로 고등어 해장국입니다.


전국 팔도의 산해진미는 안 먹어본 게 없지만, 고등어로 끓인 국은 어쩐지 낯설었는데요.


잔뜩 긴장하고 뜬 국물 한 술이 솔직히 말해 비리지 않다고는 못 하겠지만,


그 뜨거운 든든함이 부산 사람들의 속을 꽉 채워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부산에 간다는 친구들에게는 꼭 산초를 넉넉히 뿌린 고등어 해장국을 맛보라고


적극적으로 권장해 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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