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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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회 머물고 싶은 맛! 천안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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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6관리자 조회수 3696

<머물고 싶은 맛! 천안 밥상>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인 충남 천안.
사실 저에게 천안은 오가며 지나던 길목에 그쳤던 곳입니다.
특별한 관광지나 먹을거리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천안 편 촬영을 통해 선입견이 깨졌습니다.


이번에 저와 함께 한 손님은
대세 중의 대세, ‘트바로티’ 가수 김호중 씨입니다.


호중 씨와 찾아간 첫 집은 태조산 자락 아래에 숨은 한정식 집입니다.
주인장의 추천으로 제일 저렴한 1만 원짜리 정식을 먹었는데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내오는 음식마다 전부 고급 식재료입니다.
지난 수십 년간 궁중 요리를 가미한 대형 한정식 집을 운영했다고 하시는데,
나물도 웬만하면 토종 나물로만 쓰시고, 어지간한 식재료는 경기도 여주에서
가족들이 재배한 것들을 갖다 쓰신답니다.
맛은 두말할 것도 없이 간도 적당하고
주인장의 손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던 한상이었습니다.
며칠 동안 남아서 청소하며 음식 값 갚고 나가야 할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여름에는 서리태 콩국수도 파신다던데 콩국수 맛보러 조만간 다시 한 번 들려야겠습니다. 




천안의 번화가 한복판에서 수육과 칼국수, 단 두 가지로
30년을 버틴 노포가 있다고 해서 찾아갔습니다.
사실 저에게 수육과 칼국수, 두 개의 조합이 익숙하진 않은데요
일단 수육 먼저 말하자면 잡내만 잡은 정도로 아주 담백하게 나옵니다.
여기에 취향에 맞게 갖은 곁들임 해 먹으면 되는데
그중 고추장 베이스의 달콤한 양념이 인기랍니다.
단맛을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살짝 머뭇거려졌지만
젊은 호중 씨 입맛에는 딱이라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 집의 주인공은 칼국수입니다.
육-한우 양지, 해-굴, 바지락, 공-달걀 총집합한 칼국수인데
굴, 바지락의 시원한 맛으로 시작해 끝에 달려오는 한우 양지의 묵직한 맛까지~
참고로 여름에는 굴 상태에 따라 안 넣는 날도 있다고 하네요.
우리에겐 참 익숙한 메뉴인데, 
이렇게 맛있는 변화를 더하니 또 새롭습니다. 음식의 세계는 변화무쌍합니다.


천안 산업단지로 가는 길목에 자리한 식당.
이 집은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
120-150그릇 한정 판매하는 갈비탕이 인기입니다.
초정 한우 암소 1++만을 사용하는데
한결 같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 판매량은 늘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때문에 방송에 나가면 단골손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촬영을 꺼렸었다고 합니다. 
제작진의 삼고초려 끝에 맛볼 수 있었는데요
안 먹었더라면 평생 이런 고소한 갈비탕은 못 먹어봤을 듯합니다.
앞으로 다른 갈비탕을 어찌 먹을 수 있을는지....
맛있는 음식 찾기는 스스로를 코너에 몰아넣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충청도 태생의 짜글이를 맛보러 갔습니다.
국물을 적게 넣고 짜글짜글 끓여내 짜글이라 불린다는데
제가 찾아간 집은 국물이 좀 많은 편이더군요.
손님상에서 기호에 맞게 졸여가며 먹으면 된다고 하는데
새빨간 국물이지만 보기와 다르게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그동안 여러 식당에서 참모로 지내다
본인 가게를 차린 지 5년 정도 됐다는 주인장은 손맛이 꽤나 좋습니다.
반찬 또한 맛도 좋고 정갈하게 나오거든요.
나중에 다시 이 집을 찾는다면 짜글이 국물에 술 한 잔 해야겠습니다.




천안하면 호두과자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음식이 있죠. 바로 병천순대입니다.
병천순대 거리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집을 찾았습니다.
증조할머니가 시장에서 판 것부터 치자면 100년 정도 됐다는데
순대 맛이 일품입니다. 오랜 세월 가업을 이어온 그 이유를 알겠더군요.
이 집은 손님의 취향에 따라 부속고기를 섞어주기도 하는데요
고기 냄새에 민감한 분들은 부속고기를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돼지고기 본연의 육향이 좀 진한 편이라 거부감이 드는 분들도 있을 듯합니다.
사통팔달 모여든 이들의 한 끼로 부족함 없는 병천순대.
그 든든함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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