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밤 9시 1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백반일기
51회 연륜의 맛! 전북 군산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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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8관리자 조회수 3356

<연륜의 맛! 전북 군산 밥상>


작년 514일에 시작한 백반기행이 벌써 1년이나 됐더군요.

그 기념으로 미스터트롯에서 화제가 된 나태주 씨와 신인선 씨가

함께 식객으로 왔습니다. 두 명의 젊은 청년과 함께 할

백반기행이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이번 여행지는 내공 깊은 연륜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도시, 군산입니다.

군산의 백반집 중에서도 유명하다는 이 집-

할머니들이 44년 동안이나 꾸려온 집이라더군요.

8천 원에 18가지의 반찬이 나오는데, 김치는 무려 대접에 나옵니다.

그 종류만 3가지! 갓 무친 배추김치에, 열무 물김치, 파김치까지-

역시 전라도다 싶습니다. 김치 인심뿐이 아닙니다.

잘 지은 쌀밥은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도록, 밥솥째 놨더군요.

김치와 밥만 있어도, 두 공기는 먹을 만큼 손맛이 좋은데

다른 반찬들도 허투루 놓은 것이 없습니다.

매일 아침이면 그날 쓸 반찬을 지지고 볶는 냄새로 가득하다는 이 집-

이 집에 온 손님들이 배불리 먹고 갔으면 좋겠다는

주인장의 마음이 밥상에 더해져 가슴 속까지 든든해지는 집이었습니다. 




군산 하면 아귀찜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요즘 군산에선 명태찜이 인기랍니다. 과연 어떤 맛이기에

군산 사람들이 푹~ 빠졌을지- 기대감을 안고 식당으로 입성.

호기롭게 명태찜을 시켰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찜인데 국물이 떠먹을 수 있을 만큼 자작하게 있고,

명태찜 위로는 청양고추와 고춧가루가 가득!

보기만 해도 속이 얼얼해질 만큼 매워 보인달까요.

알고 보니 이게 바로 군산식 명태찜이라더군요.

맛을 보니 칼칼한 콩나물국밥의 국물 맛이 나고,

명태살은 국물을 머금어 간이 되어 간간한 맛에 술을 부른 달까요.

그런데 말이죠. 이게 위에 뿌려진 청양고추와 고춧가루가 섞이면서

점점 더 매워지더군요. 처음엔 딱 칼칼해서 좋다 싶었던 게 갈수록 매워집니다.

군산 사람들은 이 맛에 중독되었다는데, 제 입에선 불이 납니다.





군산 하면 떠오르는 생선이 있죠. 바로 박대!

박대구이를 내놓는 집이 있다기에 찾아간 집

주문과 동시에 찬을 놓는데 눈길이 가는 찬들이 많습니다.

울외 장아찌박대묵을 동시에 만나다니- 군산에 왔다 싶더군요.

잠시 후, 식욕을 자극하는 생선 굽는 냄새와 함께 등장한 생선구이 3종 세트!

박대, 갈치, 조기가 나왔는데, 함께 간 신인선 씨는 생선을 특히나

좋아한다며 박대구이를 붙잡고 뜯는 먹방까지 보여줍니다.

제 입에도 고소하고 간간한 생선들이 맛이 괜찮았는데,

알고 보니 주인장이 매일 아침 새벽시장에서 생선을 구매해

직접 손질한다더군요. 생선은 간과 굽기가 가장 중요하다며,

조기며 갈치는 물 간을 해서 간을 맞추고-

박대는 그릴에, 조기, 갈치는 프라이팬에 기름 부어 튀기듯이

구워내는 것이 이 집의 비법이라는데

밥 한 공기 뚝딱 먹고 나니~ 이게 바로 군산의 맛이지 싶습니다


이번에는 고기를 좋아하는 나태주 씨를 위해 찾은 떡갈비 집!

담양이나 송정의 떡갈비만 생각했는데, 군산도 떡갈비가 유명하답니다.

사실 떡갈비라는 게 만들기 나름이라,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는데-

등장한 떡갈비를 보니 이것 참-

이게 갈비구이도 아니고, 불고기도 아니고...

어찌 보면 소고기산적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 집은 설도, 설깃, 갈비를 직접 손질해 100겹 이상의 칼집을 낸 뒤

굽기 직접 간장에 재워둔 파로 양념해서 굽는다더군요.

덕분에 고기 식감은 부드럽고, 간이 강하지 않아 소고기 자체의 맛이 납니다.

함께 나온 물김치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또 일품입니다.




소박한 국 한 그릇으로 전국을 평정한 메뉴가 있다는데,

바로 아욱국입니다. 백반을 시키면 국그릇에 담겨 나왔던 아욱국이,

이 집에선 당당히 뚝배기를 차지했다니 그 맛이 어떨지 궁금하더군요.

맛을 보니 마치 해장국 같은 개운함이 느껴지고,

부들부들한 아욱이 술술 넘어가는 게 몸이 참 편안하다 싶습니다.

주인장이 직접 아욱을 채 썰어, 한 번 삶은 뒤-

냉동 숙성해서 만들어내는 부드러운 식감이라는데,

이 맛에 빠진 사람들이 아욱국 한 그릇을 먹으러 멀리서도 찾아온답니다.

소박하고 어찌 보면 촌스럽기까지 한 메뉴인데, 주인장의 내공으로 재탄생한 아욱국.

깊고 진합니다. 연륜의 맛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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