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회 유유자적의 맛! 용인 밥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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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1관리자 조회수 4478 |
<유유자적의 맛! 용인 밥상> 연록의 어린잎들이 하늘거리는 어느 봄날, 용인으로 향했습니다. 용인은 국내에서 골프장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죠. 하여 골프장 주변을 따라 수준 높은 맛집들이 꽤 되는데 그중에서도 이른바 생활에 여유가 좀 되는 분들이 아끼고 아끼는 곳들로만 엄선해 유유자적, 그 맛을 누려보겠습니다. 이번 게스트는 용인 시민이자 영원한 댄싱 퀸, 김완선 씨와 함께했습니다. 첫인사를 나눌 때만 해도 이번 백반 기행이 이렇게 혹독(?)할 줄은 몰랐었죠. 하하하. 김완선 씨와 찾은 첫 집, 골퍼들 사이에선 꽤 입소문 자자한 곳입니다. 직접 띄운 청국장과 손두부로 40년째 성업 중인데- 그 이유는 청국장 한술에 단박에 이해됐습니다. 구수하고 짙은 냄새가 아주 제대로더군요. 청국장 못지않게 주인장이 꽤나 공들인다는 손두부! 매일 아침 콩을 삶아 직접 만드는데 운이 좋으면 갓 만든 순두부도 맛볼 수 있다고 하니 되도록 아침 일찍 찾아가보시는 게 좋겠죠? 참고로 청국장찌개에 들어가는 두부는 시판 두부를 사용한다고 하니 손두부를 맛보고 싶은 분들은 별도의 메뉴를 주문해서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용인 산자락 아래, 산장 분위기 물씬 나는 오리 로스구이 집으로 향했습니다. 이 집은 ‘꽃돌’이라 불리는 화강암 돌판에 오리고기를 구워주는데 주인장 말에 의하면 이 돌판이 숯불과 철판의 중간 맛을 내준다고 합니다. 막상 먹어보니 그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하겠더군요. 약간의 불맛도 나면서 철판에 구운 듯 촉촉하기까지~ 그리고 오리의 냄새 나는 기름 부위를 꼼꼼히 걷어 내 특유의 누린내도 잡았습니다. 사실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돌판에 눌러 만든 치즈 누룽지 볶음밥입니다. 평소 치즈를 즐기지 않는데 어찌나 고소하고 맛나던지- 김완선 씨가 초딩 입맛이라고 놀리더군요. 하하하 돌판의 매력이 돋보이는 한 끼였습니다. 용인의 아파트촌, 개업 2년 만에 동네 아낙들에게 제대로 입소문난 곳입니다. 테이블은 단 4개, 주인장 혼자서 운영하는 아담한 밥집인데 막상 주인장을 보니 동네 작은 밥집에 계실 분이 아닌 것 같더군요. 굉장히 점잖은 분인데 몇 마디 나눠보니 주인장의 전적이 화려합니다. 특급 호텔에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셨다는데 미식가로 유명한 한 기업 총수 일가의 크고 작은 행사까지 전담했었다고 하네요. 이 집의 대표 메뉴는 평양냉면과 한우국밥. 이곳 음식들 주인장을 닮아 매우 정갈합니다. 맛 또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개운하더군요. 만약 이 동네 살았더라면 아내가 밥하기 귀찮을 때, 시원한 국물이 당길 때 자주 찾아올 듯합니다. 용인 양지면에 화려한 불 쇼로 시선을 끄는 집이 있습니다. 참숯 석쇠 구이집인데 인기 메뉴는 돼지 불고기와 매운 오징어 구이. 역시 석쇠에 구워서 그런지 불 맛이 제대로입니다. 또한 돼지 불고기 양념이 달지 않아 계속 젓가락이 가게 되는데 다만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아줘 금방 식는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매운 맛 좋아하는 김완선 씨는 오징어 구이가 나오자 물 만난 고기처럼 좋아하더군요. 제 입에는 매웠지만 맛있게 매운 것이 또 한 번 찾아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용인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 종부가 운영하는 밥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습니다. 밑반찬부터 묵은지 생갈비 전골, 그리고 주인장이 직접 농사지은 쌀로 만든 밥까지 참 괜찮았습니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한 가지 말씀을 드리자면 반찬만 보면 양념이 강한 게 없습니다. 잔잔하면서 재료 본연의 맛을 잃지 않게끔 간이 돼 있는데 이런 식의 간을 맞춘 음식은 급하게 먹으면 특별한 게 없다 느끼실 수 있으니 천천히 음미하며 드셔보시길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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