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백반일기
47회 서해 봄 바다의 맛! 변산반도 밥상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2020.04.17관리자 조회수 3516

<서해 봄 바다의 맛! 변산반도 밥상>


달큰하게 물오른 서해 봄 바다의 맛이 가득한 도시-

전북 부안의 변산반도가 오늘의 여행지-

함께 할 식객은 자칭타칭 해산물 문외한이라는 배우 재희 씹니다-

변산반도에서 마주한 맛있는 신세계의 문을 열어보겠습니다.


전주에 가려서 그렇지부안도 참 손맛 좋은 동넵니다.

이 동네에서 현지인들이 특히나 애정한다는 식당을 찾아온 길.

도착하자마자여기저기 씹고 뜯기 바쁜데,

알고 보니 참게장 정식을 판매하는 집이더군요.

밑반찬만 봐도전라도는 전라도다 싶었는데,

뒤늦게 등장한 주인공의 클래스가 심상치 않습니다.

양파 고명을 눈처럼 소복이 쌓아낸 참게장이라니-

생전 처음 봅니다뭔가 이유가 있을 텐데... 궁금증은 뒤로 한 채

참게장 맛부터 봤죠꽤 짭짤하긴 한데 달지 않으니 제 입엔 딱 입니다.

참게장 2인분이 게 눈 감추듯 사라진 건 시간문제.

그런데 먹다 보니 짭짤하다 싶었던 간이 삼삼~해지더군요.

이게 무슨 조화일까했더니 범인은 바로 양파’.

고명이라고 생각했던 양파가 간장에 잠기며 간이 맞은 건데-

맛도 좋은데다 양파 씹는 재미까지 생기니 1석 2조 랄까요.



시장 안에 미로처럼 꼭꼭 숨어있는 두 번째 식당-

제철 따라 메뉴가 바뀐다는데 요즘은 서대가 제철!

그런데 말입니다아무리 봐도 제 눈엔 서대가 박대로 보이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했더니 부안에선 서대가 박대더군요.

이른바 부안 서대쯤 되는 대물을 투박하고 큼직하게 잘라

탕거리로 써서 매운탕을 끓여내는데그 맛이 또 기가 막힙니다.

생선 자체의 맛과고춧가루소금여기에 마늘과 파로만 간을 하는데

부안 서대가 워낙 좋아선지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여기에 히든카드국물 머금어서 폭신해진 고사리의 등장!

햇고사리가 푹 익어서칼칼한 국물을 잔뜩 머금었으니

그 맛이야 뭐 짐작이 되죠-

산과 바다의 제철 짝꿍이 만났으니만남을 주선한 주인장에게

엄지척~’ 하고 싶은 맛이랄까요?


변산반도의 시원한 전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해안 도로.

속속들이 모여드는 차들만 봐도 뭔가 있는 집이다 싶더군요.

대표 메뉴 백합찜과 죽을 시켰더니

먼저 등장하는 ‘5종 김치’ 이게 바로 전라도 클래스인가요?

양파김치부터 갓김치 파김치 배추김치 무김치까지.

김치 인심 한번 두둑합니다~

여기에 주인장이 생쌀을 불려 주문 즉시 끓여낸 백합죽.

조개 자체의 감칠맛과 씹는 맛이 일품인 백합에참기름 살짝 넣어

정성껏 끓여냈으니 그 맛이야 뭐두말하면 잔소리죠.



젓갈로 유명한 곰소에서도 30년 업력을 자랑하는 이 집.

동네 사람들이 손맛으로는 인정한 집이라는데대표 메뉴는 바로 풀치 백반’.

9천원 풀치 백반 하나에곰소 젓갈까지 맛볼 수 있는 전라도 밥상이 등장!

갓 지은 따뜻한 쌀밥에 밴댕이 젓갈 한 입 올려 먹으면이게 바로 밥도둑이죠.

밥도둑 반찬에 한껏 행복해져 있을 때쯤등장한 주인공 풀치 찌개’.

찌개인지조림인지도 헷갈리는 자박한 국물 상태에 건더기가 잔뜩-

그런데 말입니다아무리 봐도 풀치가 아니라갈치 같은데...

이게 무슨 일인가 했더니부안에선 생갈치로 먹기엔 사이즈가 살짝작은놈을

말려서 풀치로 쓴다더군요고소하고 쌈박한 맛을 위해서라나요?

손가락만 한 갈치 새끼를 풀치라고 부르는 여수와는 전혀 달랐지만-

고소한 맛을 위해서 말렸다니 납득이 가더군요.

꾸덕꾸덕하게 말린 풀치를 가득 넣어 끓인 풀치 찌개.

분명 독특한 매력이 있는 메뉴였습니다.


부안 시장에서 손맛으로 소문났다는 집-

주꾸미가 제철이라기에샤부샤부를 주문했는데-

주문과 동시에 전화통을 드는 주인장.

알고 보니주문이 들어오면 시장에서 식자재를 받아쓰는 집이더군요.

음식 맛의 반은 재료 맛이라는데뭐든 싱싱한 재료로 차려내니

이 집 음식은 맛이 없을 수가 없겠더군요.

게다가 내놓은 반찬 역시 보기만 해도 맛있는 한 상이랄까요.

제 입에 제일 맛있었던 반찬은 시원하게 내놓은 무탕.

여기에 된장을 풀어 내놓은 주꾸미 샤부샤부 역시 일품!

싱싱한 주꾸미가 배달된 덕에 생주꾸미를 맛보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죠.

마지막으로알밥가득 찬 주꾸미 머리까지-

싱싱한 서해 봄 바다의 맛이 가득 느껴진 한 상이었습니다.


한적한 시골 동네인적도 드문 동네인데,

횟집 하나가 문전성시입니다. 3톤짜리 해수 통만 10통이 늘어서 있고-

사용하는 물차만 세 대심지어 수족관에는 우럭만 새까맣게 가득하더군요.

알고 보니 우럭 맛으로 전국 팔도 손님들이 줄을 서는 집이라나요?

도대체 우럭에 무슨 조화를 부리나지켜봤더니-

정성껏 칼로 회를 뜨는 게 아니라 가위로 우럭살을 손질하고,

기계로 회를 썰어내지 뭡니까내심 정성이 부족하다 싶어 아쉬웠는데-

우럭회를 한 점 맛보는 순간... 이게 무슨 일인지-

우럭이 고소하다 못해 답니다지금까지 알던 우럭 맛이 아닙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우럭회가 기계로 얇게 저며진 덕에

입에서 단맛이 더 느껴지는 거더군요.

물론이 집 우럭이 워낙 좋기도 하고요.

회는 얇게 썰면 더 달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오늘 또 알았습니다.

댓글 0

(0/100)
  •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