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회 서해 봄 바다의 맛! 변산반도 밥상 |
---|
2020.04.17관리자 조회수 3516 |
<서해 봄 바다의 맛! 변산반도 밥상> 달큰하게 물오른 서해 봄 바다의 맛이 가득한 도시- 전북 부안의 ‘변산반도’가 오늘의 여행지- 함께 할 식객은 자칭타칭 ‘해산물 문외한’이라는 배우 재희 씹니다- 변산반도에서 마주한 맛있는 신세계의 문을 열어보겠습니다. 전주에 가려서 그렇지, 부안도 참 손맛 좋은 동넵니다. 이 동네에서 현지인들이 특히나 애정한다는 식당을 찾아온 길. 도착하자마자~ 여기저기 씹고 뜯기 바쁜데, 알고 보니 ‘참게장 정식’을 판매하는 집이더군요. 밑반찬만 봐도~ 전라도는 전라도다 싶었는데, 뒤늦게 등장한 ‘주인공’의 클래스가 심상치 않습니다. 양파 고명을 눈처럼 소복이 쌓아낸 참게장이라니- 생전 처음 봅니다. 뭔가 이유가 있을 텐데... 궁금증은 뒤로 한 채 참게장 맛부터 봤죠- 꽤 짭짤하긴 한데 달지 않으니 제 입엔 딱 입니다. 참게장 2인분이 게 눈 감추듯 사라진 건 시간문제. 그런데 먹다 보니 짭짤하다 싶었던 간이 삼삼~해지더군요. 이게 무슨 조화일까~ 했더니 범인은 바로 ‘양파’. 고명이라고 생각했던 양파가 간장에 잠기며 간이 맞은 건데- 맛도 좋은데다 양파 씹는 재미까지 생기니 1석 2조 랄까요. 시장 안에 미로처럼 꼭꼭 숨어있는 두 번째 식당- 제철 따라 메뉴가 바뀐다는데 요즘은 ‘서대’가 제철! 그런데 말입니다- 아무리 봐도 제 눈엔 서대가 ‘박대’로 보이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했더니 부안에선 ‘서대’가 ‘박대’더군요. 이른바 ‘부안 서대’쯤 되는 대물을 투박하고 큼직하게 잘라 ‘탕거리’로 써서 매운탕을 끓여내는데- 그 맛이 또 기가 막힙니다. 생선 자체의 맛과, 고춧가루, 소금, 여기에 마늘과 파로만 간을 하는데 부안 서대가 워낙 좋아선지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여기에 히든카드! 국물 머금어서 폭신해진 고사리의 등장! 햇고사리가 푹 익어서, 칼칼한 국물을 잔뜩 머금었으니 그 맛이야 뭐 짐작이 되죠- 산과 바다의 제철 짝꿍이 만났으니, 만남을 주선한 주인장에게 ‘엄지척~’ 하고 싶은 맛이랄까요? 변산반도의 시원한 전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해안 도로. 속속들이 모여드는 차들만 봐도 뭔가 있는 집이다 싶더군요. 대표 메뉴 백합찜과 죽을 시켰더니 먼저 등장하는 ‘5종 김치’ 이게 바로 전라도 클래스인가요? 양파김치부터 갓김치 파김치 배추김치 무김치까지. 김치 인심 한번 두둑합니다~ 여기에 주인장이 생쌀을 불려 주문 즉시 끓여낸 백합죽. 조개 자체의 감칠맛과 씹는 맛이 일품인 백합에, 참기름 살짝 넣어 정성껏 끓여냈으니 그 맛이야 뭐- 두말하면 잔소리죠. 젓갈로 유명한 곰소에서도 30년 업력을 자랑하는 이 집. 동네 사람들이 손맛으로는 인정한 집이라는데, 대표 메뉴는 바로 ‘풀치 백반’. 9천원 풀치 백반 하나에~ 곰소 젓갈까지 맛볼 수 있는 전라도 밥상이 등장! 갓 지은 따뜻한 쌀밥에 밴댕이 젓갈 한 입 올려 먹으면, 이게 바로 밥도둑이죠. 밥도둑 반찬에 한껏 행복해져 있을 때쯤- 등장한 주인공 ‘풀치 찌개’. 찌개인지~ 조림인지도 헷갈리는 자박한 국물 상태에 건더기가 잔뜩- 그런데 말입니다. 아무리 봐도 풀치가 아니라, 갈치 같은데... 이게 무슨 일인가 했더니, 부안에선 생갈치로 먹기엔 사이즈가 살짝~ 작은놈을 말려서 풀치로 쓴다더군요. 고소하고 쌈박한 맛을 위해서라나요? 손가락만 한 갈치 새끼를 풀치라고 부르는 여수와는 전혀 달랐지만- 고소한 맛을 위해서 말렸다니 납득이 가더군요. 꾸덕꾸덕하게 말린 풀치를 가득 넣어 끓인 풀치 찌개. 분명 독특한 매력이 있는 메뉴였습니다. 부안 시장에서 손맛으로 소문났다는 집- 주꾸미가 제철이라기에, 샤부샤부를 주문했는데- 주문과 동시에 전화통을 드는 주인장. 알고 보니, 주문이 들어오면 시장에서 식자재를 받아쓰는 집이더군요. 음식 맛의 반은 재료 맛이라는데, 뭐든 싱싱한 재료로 차려내니 이 집 음식은 맛이 없을 수가 없겠더군요. 게다가 내놓은 반찬 역시 보기만 해도 맛있는 한 상이랄까요. 제 입에 제일 맛있었던 반찬은 시원하게 내놓은 무탕. 여기에 된장을 풀어 내놓은 주꾸미 샤부샤부 역시 일품! 싱싱한 주꾸미가 배달된 덕에 생주꾸미를 맛보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죠. 마지막으로‘알밥’가득 찬 주꾸미 머리까지- 싱싱한 서해 봄 바다의 맛이 가득 느껴진 한 상이었습니다. 한적한 시골 동네. 인적도 드문 동네인데, 횟집 하나가 문전성시입니다. 3톤짜리 해수 통만 10통이 늘어서 있고- 사용하는 물차만 세 대! 심지어 수족관에는 우럭만 새까맣게 가득하더군요. 알고 보니 우럭 맛으로 전국 팔도 손님들이 줄을 서는 집이라나요? 도대체 우럭에 무슨 조화를 부리나~ 지켜봤더니- 정성껏 칼로 회를 뜨는 게 아니라 가위로 우럭살을 손질하고, 기계로 회를 썰어내지 뭡니까- 내심 정성이 부족하다 싶어 아쉬웠는데- 우럭회를 한 점 맛보는 순간... 이게 무슨 일인지- 우럭이 고소하다 못해 답니다. 지금까지 알던 우럭 맛이 아닙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럭회가 기계로 얇게 저며진 덕에 입에서 단맛이 더 느껴지는 거더군요. 물론, 이 집 우럭이 워낙 좋기도 하고요. 회는 얇게 썰면 더 달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 오늘 또 알았습니다.
|
댓글 0
댓글등록 안내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