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백반일기
11회 섬마을 신안의 농익은 맛! - 신안 밥상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2019.08.09관리자 조회수 1188


<남도 바다의 맛! 섬마을 신안 밥상 편>


태풍주의보에 긴장 잔뜩-

섬과 섬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가 놓였다지만 그래도 섬마을이 아니던가.

이번 목적지는 전남 신안이다.

작은 바위섬까지 찾아내 헤아려보니 딱 1,004개여서 천사의 섬이라 불린다는 신안.

스토리텔링이 수준급이다.

다행히 신안에 도착하니, 꾸물꾸물하다. 간간이 빗줄기는 쏟아졌지만- 태풍은 위세가 약해진 모양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이날 촬영을 시작하려는데-

제작진이 꽃다발 하나를 불쑥 내민다. 미인대회 수상자가 신안식객으로 합류한다나?



그동안 아리따운 식객들과 함께 밥을 먹는 호사를 누렸는데... 행운은 계속된다.

친구들은 이번에도 부러워서 배가 아플 것이다.

다만, 굳이 누구인지 정체를 꽁꽁 숨겼던 제작진!

뭔가 미심쩍다 싶었더니 차문을 열고 내린 사람은 탤런트 안문숙 씨!




전라도 광주 출신에 어머니의 음식 솜씨가 수준급인 안문숙 씨는

어쩌면 나보다 더 미식가일지 모른다. 이거- 긴장 좀 하게 생겼다. 하하.


그녀가 합류하는 줄도 모르고 어제 하루 먼저 도착해 병어를 맛봤다.

신안 병어는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녀석이다.

5월부터 살이 단단해지고 단맛이 도는데... 그렇게 병어~ 병어~를 외쳐댔건만 이제야 맛을 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안 병어의 명성은 허투루가 아니었다.

병어를 손질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그만 참지 못하고 병어 코를 썰어달라고 청을 넣었다

병어 한 마리의 맛을 온전히 보려면 를 맛봐야 한다는데

큼지막한 병어라서 코가 서너 점이나 나온다. 아싸~ 횡재했다!


여기에 감자 뚝뚝 썰어 넣고 칼칼하게 조려낸 병어조림을 백반에 곁들여 맛보는데

가히 일품이다. 반찬 또한 가짓수만 봐도 단박에 남도밥상의 티가 난다.




바다에 병어가 있다면 갯벌에는 짱뚱어가 있다!

짱뚱어는 못 생겼다. 그런데 귀엽게 못생겼다. 나에겐 사실 짱뚱어에 대한 편견이 있다.

예전에 짱뚱어전골을 딱 한 번 먹어봤는데 양념범벅이었다.

양념에 지는 짱뚱어 맛이라니- 다시 입에 대지 않았다. 굳이 찾아먹을 이유가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신안까지 와서 짱뚱어를 안 먹어볼 순 없는 노릇-

청정갯벌에 널배를 타고 나가 훌치기로 잡아온 짱뚱어를 손질해 일일이 손으로 뼈를 바르고

발라낸 뼈는 다시 곱게 갈아 육수로 끓여내는 집이란다.

짱뚱어살에 시래기까지 넣어 끓여낸 짱뚱어탕은 얼핏 추어탕처럼 보이는데

맛은 확연이 달랐다. 개운하고 담백하다.

그동안 짱뚱어를 멀리 했다는 사실이 억울하기까지 할 정도!


신안 지도읍의 오일장에 들렀다간 더욱 새로운 경험도 했다.

오일장 주전부리로 유명한 게 붕어빵이란다. 이 더운 여름에 말이다.

게다가 붕어빵의 새로운 쓰임새도 발견했다!




붕어빵도 아주 근사한 안주가 된다.


신안의 수많은 섬 중에서도 가장 유명세를 타는 섬이 있다면 임자도일 것이다.

임자도는 배로 들어가야 한다.

바다를 가로질러 다리 공사가 한창이던데- 그 모습이 안타깝다.

편리함도 좋지만, 섬은 오롯이 섬일 때 그 매력이 지켜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섬 주민들의 고충을 생각하면 무턱대고 반대할 수도 없는 노릇.


임자도에서는 해초밥상을 맛봤다.

안문숙 씨나 나나 입에 딱 맞았다. 간이 아주 절묘했다. 맛있게 삼삼한 맛이랄까?

전복을 얹은 톳밥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반찬인 김무침에 각종 해초들이 반찬으로 곁들여 나오는 해초밥상

푸짐하고 건강한 맛이다.

톳밥은 맨밥으로 반찬을 얹어 먹어도 맛있고, 곱창김에 싸 먹어도 맛있고,

전복 내장으로 담근 젓갈이 게우장을 넣고 살살 비벼 먹어도 맛있다.

섬마을 신안까지 내려온 보람을 혀끝으로 느낀다.




섬마을 신안 밥상은, 같은 바다의 맛이라도 남도의 맛이 살아있는 것 같다.

천일염이 유명한 고장답게- 좋은 소금이 천지인 까닭에

소금을 쓰는 손맛이 아주 훌륭하다.

더러는 음식의 간이 짠 곳도 있었지만, 서울 입맛에 맞추려면 애초에 신안에 내려오지도 않았을 터- 특히 젓갈이 일품이었다

남도 젓갈의 신세계를 신안에서 맛봤다.

그 바람에

지도 오일장의 손맛 좋은 젓갈집에서 조기젓이며 황강달이(황석어) 젓갈을 기어이 사들고 왔다

두 손은 무겁지만 벌써부터 침이 고인다.



댓글 0

(0/100)
  •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