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밤 9시 1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시청소감

시청소감
60회 잘못 쓰여진 표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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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8전찬호 조회수 1308

안녕하세요~!

최근에 즐겁게 볼 수 있는 방송 프로그램을 알게 되어서 애정을 갖고 시청 중입니다.

방송을 보다보니 간혹 잘못 쓰여진 표현들이 눈에 보이는데 실례가 안 된다면 그러한 표현들에 관해 몇 마디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1. 고참 → 선임 

60회 강원 고성 편 방송 초반, 허영만 선생님(이하 '선생님')이 문어를 들다 내려 놓고는 '고참(古參)'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는데 '고참'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와 있는 말이지만 엄연히 일본어투 표현입니다.

사전에도 '선임(先任)'이라는 순화어를 알려 주고 있으니 자막 제작에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염치불구 → 염치불고

선생님이 문어 다리를 맛 보시겠다 할 때 '염치불구'라는 자막이 사용되었는데 '염치를 돌아보지 않는다' 라는 의미의 염치불고(不顧)가 맞습니다.

불구(不拘)는 '거리끼지 않는다' 라는 의미로 쓰여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 같은 표현에 어울리는 단어입니다.

'염치불구'로 사용하신다면 '염치에 거리끼지 않는다'는 정반대의 의미가 되어 버립니다.

(선생님이 염치를 신경쓰지 않는 무례한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3. 싯가 → 시가(市價)

'염치불구' 이후 바로 잘못 쓰여진 표현이 나옵니다.

해산물을 주로 취급하는 식당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잘못된 표현인데 한자어에는 6개의 단어(찻간, 툇간, 횟수 등등...) 를 제외하고는 사이 시옷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4. 공수 → 가져오다

수조에서 오징어를 가져오는 식당 사장님을 표현할 때 '공수(空輸)'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공수'는 '항공 수송'의 줄임말입니다.

어딜 봐도 비행기나 헬리콥터 심지어 무인항공기 조차 보이지 않으니 잘못된 표현입니다.


5. 애매하다 → 모호하다

오징어 회를 먹을 때 '애매하다' 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애매하다'도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와 있지만 일본어투 표현입니다.

사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애매하다'라고 표현하여 잘못을 말씀 드리가 조심스럽지만 일본어투 표현이라고 알고 있는 이상 '모호하다'라는 표현으로 고쳐 주시길 바라는 마음에 말씀 드립니다.


6. 클라스~ → 클래스~

식당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오징어 된장 뭇국를 끓일 때 화면 왼쪽 위에 나온 '클라스~'라는 자막 표현이 영어의 'class'를 의미하는 거라면 옳바른 외래어 표기 '클래스~'가 맞습니다.


7. 계란 → 달걀

'달걀'이라는 아리따운 우리말이 없다면 모를까 '계란(鷄卵)'이라는 한자어 보다는 '달걀'이라는 우리말로 고쳐 사용하는게 더 좋다고 생각됩니다.

회냉면집에서는 고명을 설명할 때 '달걀'이라는 단어로 예쁘게 표현하여서 보기 좋았습니다.


8. 섬섬하다 → 심심하다

송재희 씨가 오징어순대를 먹은 후 '섬섬하다' 라고 표현했지만 선생님이 '심심하다'라고 맞게 표현하신 것은 좋아 보였습니다.

'음식 맛이 조금 싱겁다'라는 의미의 표현은 '심심하다'가 맞습니다.

(냉면 해설 중 '슴슴하다' 역시 → '심심하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슴슴하다'의 의미를 '심심하다'와 같다고 알려 주고 있지만 더 널리 쓰이는 '심심하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슴슴하다'는 북한에서 많이 사용하는 북한어로 알려져 있는 말입니다. tv chosun...?)


9. 납득 불가 → 이해 불가

'납득(納得)'도 '고참'이라는 단어와 비슷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와 있지만 일본어투이기 때문에 순화어인 '이해'를 사용하시는 게 더 보기 좋습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납득하다' 라고 사용하고 있지만 (그 놈의 납득이 때문에...), 굳이 많은 우리나라 국민이 시청하는 방송에서조차 일본어투를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요?


10. 주둔 → 거주

냉면집 사장님께서 '주둔(駐屯)'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셨는데 '주둔'은 군대가 머무를 때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이북 사람들이 전부 군인들이 아니라면 '주둔'이라는 단어 대신 '거주'라고 고쳐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11. 평양냉면에서 → 평양냉면에

선생님이 '평양냉면에서' 라고 표현을 하였는데 '-서'는 장소를 의미하는 보조사입니다.

'평양냉면에 없는 차진 맛'이 라는 표현이 맞습니다.

(선생님이 구어로 편히 표현하였더라도 자막으로는 옳게 표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12. 고봉 → 숟가락 가득(또는 수북)

'고봉(高捧)'은 그릇에 수북하게 담을 때 사용하는 단어이므로 설탕을 그릇에 수북하게 담은 것이 아니라면 '숟가락 가득(또는 수북)' 정도로 표현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13. 닝닝하다 → 밍밍하다

'닝닝하다'는 '밍밍하다'의 (경남)방언입니다.

경남 고성군 편도 아니고 강원 고성군 편에서 일부러 경남지방 방언을 사용하셨을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립국어원에서도 '밍밍하다'가 표준어라고 알려 주고 있습니다.


14. 괜챃네 → 괜찮네

이 표현은 단순 오타라고 생각합니다.


15. 쪽집게 → 족집게

동태탕을 먹으러 가서 처음으로 잘못 사용한 표현입니다.

'자장면'과 '짜장면'은 복수표준어이지만 '쪽집게'는 아직 표준어로 인정 받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쭈꾸미'도 '주꾸미'가 맞는 표현입니다.)


16. 진검승부 → 정면대결, 결전

동태탕 가게에서 자리에 앉은 후 화면 왼쪽 위에 사용된 자막이지만, 사실 이 단어와 이후에 나올 단어('대첩') 때문에 게시판에 글을 남길 생각을 하였습니다.

'진검승부'는 일본 역사 속에서 진검으로 승부를 가릴 때 다치거나 죽는 일이 흔해서 보통 때에는 목검으로 승부를 가리곤 하여 사용되었던 일본어투 표현입니다.

목숨을 걸고 진심으로 승부를 가릴 때에야 진검을 사용하다 보니 생겨난 표현인데 우리나라 역사 속에는 '진검승부'라는 단어 자체가 사용될 일이 없었습니다.

(모 역사학자의 비교처럼 사무라이 문화의 역사와 선비 문화의 역사를 생각하신다면 이해가 빠릅니다.)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정면대결' 혹은 '결전'이 더 어울립니다. 

방송에서 너무나 흔하게 사용하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17. 대첩 → 대전

이 단어는 정말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사용을 말리고 싶은 단어인데 '대첩(大捷)'이라는 단어 자체가 '큰 승리' 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흔히들 잘못 알고 있다시피 '큰 싸움'이라는 의미의 단어가 절대! 아닙니다!

따라서 명량대첩, 살수대첩 등 역사 속 큰 승리에 어울리는 단어이지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실력 대결에 어울리지도 않을 뿐더러 누가 이길지 이미 알고 사용하는 표현이 아니므로 앞으로 이 표현만이라도 제대로 고쳐서 사용해 주셨으면 무척 좋겠습니다!

(이 단어는 위의 일본어투 표현을 우리말로 고쳐 사용하길 바라는 것과는 다르게 아예 잘못된 의미로 잘못! 사용하고 있는 단어입니다!

우리나라 방송 프로그램 중 아직까지 이 단어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것에 슬픔이 큽니다.)


(참고로 2012년도에 열렸던 '솔로대첩'이라는 행사의 이름은 '솔로(solo)'라는 단어도 (애인이 없는) 홀로인 남녀를 지칭할 때 '싱글(single)'로 사용하여야 할 뿐더러 의미를 풀이해 보면 '솔로의 큰 승리(?)'라는 말도 안 되는 뜻이 되는데... 참으로 한숨만 나오는 단어의 조합입니다. :p)


제 눈에 보인 잘못된 표현은 여기까지 입니다.

잘못된 표현만 말씀 드려서 제작진께서 언짢아 하시고 프로그램 자체가 잘못 제작된 것처럼 여겨질까 저어되지만, 방송 중 '당기다, 성찬, 채소, 그제야, 차지다, 맑은탕' 등의 표현은 보기 좋았습니다.

이번 방송 강원 고성군 편에는 유독 잘못 사용된 표현들이 많아서 부득이하게 게시판을 이용하였으니 다음 프로그램 제작에 좀 더 신경 써 주시길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프로그램에 애정을 갖고 시청하는 일개 범부의 조심스러운 고언이니 프로그램 제작진께서는 고깝게 여기지 마시고 온 국민이 시청할 수 있는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다음 주 부산 편도 재미있고 유익한 방송 기대하겠습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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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 CHOSUN 관리자 2020.07.21 12:09

    안녕하세요,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제작진입니다. 보내주신 소중한 의견 참고하여 더욱 좋은 방송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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