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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매주 목요일 밤 8시

탐사보도 세븐

「세븐」은 각종 범죄와 비리 의혹을
탄탄한 구성과 심도 있는 현장 취재로
파헤치는 탐사고발프로그램이다.

시청자의견

시청자의견
ㅡㅡㅡㅡㅡㅡㅡㅡ“불법 체류 근로자 천국인가” 노조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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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5김정훈 조회수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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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쾅, 쾅. ‘단결 투쟁’ 머리띠를 한 노동조합원들이 쇠망치를 들어 몇번 내리치자 ‘불법고용척결’이라는 

6글자가 각각 한 글자씩 박힌 1m 높이의 얼음 조형물 6개가 산산조각 났다. 

이 자리에 참석한 조합원 700여명(경찰 추산 400여명)은 우렁찬 환호를 보냈다.

4일 오후 경기 과천 정부청사 정문 앞에서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조가 개최한 ‘건설현장 외국인 불법고용 척결 결의대회’의 퍼포먼스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적개심이 묻어났다.

 

이들이 집회 장소를 정부청사로 택한 것은 이곳에 입주해 있는 법무부를 지지하는 뜻에서다. 지난달 20일 법무부가 

건설업종의 외국인 불법취업자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진병준 건설산업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드디어 노조의 요구에 응답했다”고 반겼다.

 

한국노총이 불법 체류 외국인 근로자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집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불법체류 외국인을 채용하는 ‘악덕 자본’ 비판이 주를 이뤘지만, 이날 집회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를 

직접 겨냥한 발언도 나왔다. “다문화센터, 이주노동자센터를 혈세로 지원하면서 국내 건설노동자는 외면한다, 

외국에서 우리나라를 ‘불법 체류자의 천국’이라고 부른다”(육길수 노조 사무처장) “외국인 인권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의 일자리 보호에 우선 힘써야 한다”(유호일 노조 조직실장) 등의 발언이 터져 나왔다.

 ‘불법체류 외국인 고용 말고, 대한민국 국민을 고용하라’는 현수막도 나부꼈다.

 

‘외국인 혐오’로 비칠 위험을 감수하고 노동계가 외국인 근로자에 선을 긋고 나선 건 그만큼 상황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도 마다 않는 데다 임금체불이나 산업재해를 당해도 

단속 우려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 업체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빠른 수로 늘고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에 신규 가입한 외국인 근로자 수는 2012년 3만4,597명에서 2016년 7만7,640명으로 4년 만에 2배 넘게 늘었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불법 체류 인력은 이를 훨씬 상회할 수밖에 없다. 

 

김정희 수도권 서부지부 부지부장은 “외국인 근로자, 특히 조선족(재중동포)들이 저임금을 앞세워 자리를 잡은 뒤 

이제는 숙련노동자로서 팀장급이 돼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상황이어서 국내 근로자의 설 자리가 더 좁아지고 있다”며

 “동남아에서 주로 오는 산업연수생들도 임금을 두 배 이상 기대할 수 있는 불법 체류자로 속속 전환한다”고 말했다. 

김병남 남서부지부 부지부장은 “건설경기 악화로 일자리 수가 줄어들면서 내국인 일자리 잠식이 심해져 외국인과 마찰이 더 심해졌다”고 전했다.

 

민주노총 역시 온도 차는 있지만 큰 틀에서 한국노총과 비슷한 입장이다. 전재희 민주노총 건설노조 교육선전실장은 

“불법 체류자의 추방에는 반대하지만, 기업이 불법 체류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ㆍ국책감시팀장 역시 “합법적인 외국인 노동자의 권리는 철저히 보장하되 

불법 체류 단속 강화와 이들을 채용한 업체에 대한 엄중한 처벌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쉬운 타깃’인 외국인 근로자를 일자리 부족의 주범으로 몰아가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조영관 이주민센터 친구 사무국장(변호사)은 “외국 사례를 볼 때 불법체류자 단속 강화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고용조건 개선과 원하청 도급관계, 산재 등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로 건설업 근로조건을 높여 내국인 채용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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