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소감
진심을 담아 길게 올립니다. 더 좋은 프로그램이 되길...
칭찬해드리는 말씀은 일단 생략하겠습니다.
프로그램의 설득력과 공감력이 떨어지는 부분만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회차 때부터 오늘자 방송까지 쭉 지켜봐왔는데요,
반복되는 방송 포맷이 다소 실망감을 안겨주네요. 여기 게시판을 보니 저만 느끼는 아쉬움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본 프로그램은 심리적 문제가 구체적으로 왜 발생이 되는지, 또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포커스가 맞춰지지지 않고 있는 인상을 줍니다. 기획, 구성에 따라 프로그램은 바쁘게 진행이 되어가는데, 껍데기뿐이지 알맹이가 없는 느낌이 듭니다. 심리다큐에서 가장 역점을 두어야할 '심리'를 다루지 못한 인상이 들어요. 본인의 인터뷰든, 전문가의 해석이든, 개인의 심리적 변화과정이 세밀히 담겨있지가 않아 허전합니다.
프로그램 녹화 시간 순서대로 본다면
출연자 가족의 일상생활이 가장 먼저 녹화되는 것 같습니다. 이후 외부전문가가 개입되는 솔루션이 진행되고, 그 다음에 스튜디오 녹화당일이 되면 사전녹화해둔 일상생활이 담긴 테잎을 같이 보고 황상민 교수의 면담이 진행이 됩니다.
즉, 출연자들이 스튜디오에 올라 촬영을 하고 있을 때, 이미 외부 전문가의 참여개입이 있었음에도 문제의 핵심은 해결이 되지가 않은 상태고, 그 상태로 녹화 내내 자신의 입장을 다른 가족에게 불평하며 '당신 탓이오' 하며 다투다가 일상생활이 담긴 비디오를 보고 이야기하다 또 한번 다툽니다. 이런 때는 황상민 교수님이 진정시키고 개인면담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조금 진정이 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심지어는 어떤 가족들은 솔루션 과정이 담긴 비디오를 보고 나서도 또 다툽니다.
이런 장면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족 간 갈등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거나, 당사자 스스로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을 줍니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느낄 것입니다. "응? 솔루션을 이미 받았네? 솔루션을 하고 나서도 달라진 것이 없잖아? 뭐가 나아진거지?"
스튜디오 녹화 이후, 사후 솔루션. 여기서도 냉랭하던 가족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거나 가족나들이를 가는 모습, 또 학원을 가고 자기계발을 하는 모습 등, 외부 환경의 변화는 다뤄지는 편이지만, 개개인의 '심리적 변화'는 시청자가 캐치할 수 있게 잘 다뤄지지가 않아 여전히 촛점이 흐릿한 인상을 주는 것 같습니다.
찐빵에 앙꼬가, 심리치료 다큐인데 '심리'가 부족하다니요. 제작진 분들께서 취재도 많이 하시고, 애쓰시고, 준비 많이 하신 것들이 휙휙 지나가는데, 밋밋합니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 맛을 느끼기가 어려워요. 공감, 맞장구, 설득력, 몰입감, 그런 것이 적어요.
외부전문가가 등장하는 솔루션 파트도 어딘가 선명하지 못한 인상을 줍니다. 그런 느낌을 받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 이 치료법 저 치료법을 적용하지만, 어느 한 영역의 전문가도 지속적으로 꾸준히 진행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고요. (일례로 대개 심리상담의 경우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수십, 수백차례 면담을 하잖습니까.) 가족에게 왜 특정 치료법이 필요한지, 해당 치료법을 통해 가족은 무엇을 얻어낼 수 있는지의 부분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고 있는 점도 있습니다. 또, 매회마다 등장하는 다양한 치료방식이 '일관성'을 흐트러뜨리는 면모도 있습니다. (왜 처음에는 심리상담사를 만나 가족상담을 받다가 그림을 그리러 가는지. 또, 심리극을 하고 내면의 응어리를 해소하다가 쌩뚱맞게 최면을 받으러 가는지.... 이런 과정들이 진행되는데 보는 사람 입장에서 이해될만한 '연결고리'랄 것이 제시된 적이 있었던가요?)
전반적으로, 전문가의 치료개입이 왜 이렇게 진행되는지, 왜 필요했는지, 시청자를 이해시키고 프로그램 흐름에 따라가게 만드는 설득력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 가족, 두 개의 문 >이 황상민 교수님이든, 다른 전문가 분들 중에서든, 출연가족분들과 대화하는 속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 그 자체를 깊이 담아내면 좋겠습니다. 상처입은 개인의 정서적 성장과 독립, 성숙과정을 지금보다 더 집중적으로 다루어, 마음을 따스이 터치하는 프로로 거듭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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