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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김옥 아들설에 대한 약간의 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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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5최현순 조회수 502


 지난 2월 북한 김정은의 배후하에 이루어진 그의 이복형 김정남에 대한 암살테러가 있은 직후 일부 고위층 출신 탈북자들이 흥미로운 주장을 한 바 있다. 김정은이 실은 지금까지 알려진것과 같이 김정일의 세 번째 부인이며 재일교포 출신인 고용희의 아들이 아니라 사실은 네 번째 부인 김옥의 아들이라는 주장이다.


 어차피 북한 권력층과 특히 김일성 일가와 관련된 것은 베일에 가려진 것이 많으니 그 당사자들이 아니고서는 그 정확한 진상을 알기 힘들다. 특히 김씨 일가의 여자관계나 출생의 비밀에 대해서야 그 당사자나 최측근이 아닌다음에는 누가 그 진짜 정확한 진상을 알수 있겠는가. 다만 김정은이 김옥 아들이라는 주장은 선뜻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김옥이나 김정은의 나이문제나 여러 가지 정황문제와 별개로 정치적으로 분석을 해보니 만약 김정은을 김옥 아들로 가정할시 진짜 이해 안가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일단 북한 권력층은 옛날 왕조시대와 단순 비교해도 별로 이상할것이 없으니 편의상 한번 왕조시절의 경우와 단순 비교해보겠다.


 사극 같은 것을 보거나 실제 역사속 여러 가지 왕실비사 같은 것을 살펴보아도 왕비와 후궁간의 암투는 결국 후계자 혹은 후사문제와 관련된것이었다. 여성에겐 누구나 자신이 직접 배아파낳은 아이가 기왕이면 더 잘되고 출세하기 바라는 본능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왕실이나 재벌가 같은 돈이나 권력을 한손에 쥘 수 있는 그만한 위치가 보일 경우 그 열망과 욕망은 자연스레 커지기 마련이다.


 결론부터 미리 이야기하자면 김정은이 고용희의 아들이 아니고 김옥의 아들이라 가정할 경우 진짜 이상한 일이 있다. 이렇게될 경우 고용희나 김옥이나 정치적으로 얻을수 있는 이득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일단 김정은의 김옥 아들설을 사실로 받아들일 경우 대체 왜 김옥 아들이 지금까지 고용희의 아들인양 알려지며 후계자로 키워져왔을까.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만들어질수 있지만 어느쪽이 되어도 고용희나 김옥이 얻을수 있는 정치적 이득이 없다. 오히려 만약 김정은이 김옥 아들임을 가정한다면 고용희나 김옥이 알고보면 엄청난 대인배(大人輩 : ? 대인배(배(輩)는 ‘무리라는 의미’ - 대인배란 표현이 원래 사전에 나오지 않는 인터넷 은어이긴 하지만 달리 적절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아 편의상 이와같은 표현을 쓰겠다. ‘부처’나 ‘보살’같은 비유도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수 있고하니) 였거나 아니면 정치적으로 아주 엄청난 노림수를 바라고 뭔가를 저질렀다는 이상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북한과 같은 비정상 국가라면 모를까. 대다수의 정상국가사회에선 종종 ‘낳은정’이니 ‘기른정’이니 이런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 이 글이 ‘모정의 실체’를 논하자고 쓰는 것이 아니니 복잡한 이야기는 모두 생략하겠지만, 가령 어떤 여인이 자식을 낳을수 없어 엄마없는 고아를 자기 친자식처럼 거두어 훌륭히 키웠다고 치자. 뭐 현실에선 어느어느 사회적 미담이나 이런데서 종종 볼 수 있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옛날 왕실이나 북한사회 같은곳에선 좀 다른 이야기가 된다. ‘후계자’ 문제와 직결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북한의 후계자가 되면서 그 어머니 고용희가 지금껏 북한에서 우상화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우상화 분위기가 다소 주춤해졌고 김옥 역시 이미 자취를 감춘지 오래인데다가 숙청설까지 나온바 있다.


 역사속 왕실 이야기로 들어가서 혹 이런일이 있을수 보는가. 가령 어찌어찌한 이유가 있어 후사를 볼수 없었던 중전이 있었다치자. 대신 후궁의 아이나 다른 경로로 입양된 아이를 – 실제 자기 배아파 낳은 자식이 아니라 하더라도 – 자기 친자식처럼 거두어 후계자로 키운 경우가 있을수 있을까 ? 또는 임금이 나이들어 나이어린 새 중전을 맞았다. 그런데 왕실엔 이미 새중전보다 나이많은 세자가 있다. 나이많은 임금도 차후의 분란을 원치않아 어린 새중전에게선 후사를 보길 원치 않는다. 그러자 어린 중전이 이런 결단을 내린다. ‘세자를 내가 정치적으로 밀어줄터이니 전하께서 승하하신뒤 세자는 날 왕실어른으로 깍듯이 대접해주시오. 내가 바라는 것은 그것뿐이오.’ 세자는 자칫 위태로와질수 있었던 차기 왕위 문제를 확실하게 새중전으로부터 보장받고 나이어린 중전은 나이든 현 임금이 세상을 떠난후 자칫 흔들릴수 있는 자신의 왕실 어른으로서의 ‘정치적 위상’을 세자로부터 보장받는다. 장성한 세자와 나이어린 중전간에 피차 윈윈할수 있는 정치적 동맹관계를 이루는 것이다.


 고용희와 김옥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만약 김정은이 김옥의 아들임을 전제한다면 그런 김정은을 고용희가 자신이 거두어 얻을수 있는 정치적 이득이 무엇이 있을까. 고용희에게 후사가 없다면 모를까 그녀에겐 이미 김정철이란 아들이 있다. 그런데 왜 ? 자기 배아파 낳지도 않은 김정은을 거두어 친자식처럼 키워서 북한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올려놓고 나중에 자신은 국모로 추앙받기 위해서 ??? 김옥의 경우는 ? 기껏 자신이 낳은 김정은을 고용희에게 맡겨 무슨 이득을 볼수 있을까 ? 어쨌든 자신의 아들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올랐으니, 자신이 직접 백두혈통의 대를 잇게 했다는 것으로 만족하고 자신은 북한역사의 달빛뒤로 사라지기 위해 ? 또는 자신은 북한정권 3대 후계자를 탄생시킨 밑거름 역할을 한것만으로 만족하기 위해 ? - 근데 김옥 입장에서는 만약 자신이 김정일 아들을 낳았다면 그냥 고용희를 쫒아내고 자신이 퍼스트레이디 자리에 오르면 그만이지 그런 복잡한 일을 해야할 필요가 없다.


 결국 어느쪽으로 봐도 김정은이 김옥의 아들임에도 고용희 아들로 키워진것이라 본다면 그로인해 고용희든 김옥이든 얻을수 있는 정치적 이득이 별로 없기에 이해할수 없는 일이란 지적을 하는 것이다. 혹 역사속 왕조비사를 더 찾아보면 자신의 후사가 없는 국모가 어느 후궁의 아이나 하다못해 양자라도 들여 그 아이를 왕위에 올린뒤 자신은 두고두고 국모로 추앙받는 그런 ‘정치적 선택’을 한 사례를 찾을수 있을련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북한처럼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나 가치관,사고방식을 지닌 인격체로 성장하기가 매우 힘든 나라에서, 하물며 그런곳에서 자란 고용희나 김옥이 그와같은 대승적(大乘的) 결단을 내렸으리라는 것은 생각하기 힘든 일이다. - 무엇보다 지금 북한에선 김옥은 이미 숙청설이 나돌아 사라진지 오래고 어찌된 영문인지 고용희 우상화 작업도 주춤한 상태다 (그리고 고용희 우상화 작업이 주춤한 것은 고용희가 재일교포 자손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한당국이 정치적 부담감을 느낀것 같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김정은의 김옥 아들설을 입에 담는 탈북자들을 보면 아무래도 김정은을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보인다. 7,80년대 남한사회에선 동네에서 종종 이런 풍경을 볼수 있었다. 좀 얄미운 동네 꼬마아이한테 어른들이 이런식으로 놀리는 것이다. ‘야, 니네 엄마 사실은 니네 친엄마 아냐 !!! 너 사실은 다리밑에서 주워온 아이야 !!!’ 이런식으로 놀리는 동네 아저씨 같은 뉘앙스가 느껴진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김정은의 김옥 아들설을 적극 반박해야하는지 생각해보니 좀 우습긴 한데 어쨌든 김정은의 김옥 아들설이 사실임을 전제한다면 고용희나 김옥이 그로인해 얻을법한 정치적 이득이 별로 없기에 그게 납득이 안가 이런 이야기를 한번 해본 것이다. 어차피 100퍼센트 정확한 진상은 김일성 일가 당사자들이나 그 최측근이 아닌 다음에야 알기 힘든 일이지만, 김정은의 김옥 아들설은 혹시 탈북자들이 그냥 김정은을 좀 깎아내리고 기왕이면 골탕도 좀 먹여보고 싶어 만든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 이런 분석을 진지하게 해본 것이다. 만약 김정은이 김옥 아들임을 전제한다면 고용희는 자기 배아파 낳지도 않은 자식을 훌륭히 키운 국모가 되는것이고 김옥은 자신의 아이가 백두혈통을 이어간것만으로 만족하고 역사의 밑거름으로 사라져갔다는 이야기가 가능해지기에 해보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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