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권이 끝날 무렵 민주당에서 열우당으로 옮겼다가 다시 민주당으로 백기 투항했던 정치인들 중에서 다수가 불출마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해찬 의원, 설훈 이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슬그머니 다시 출마를 해서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

이번 총선에도 새누리당에서 몇몇 사람들이 불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김태호와 이한구 등이지요.

그런데 이한구가 출불마 선언 이후 공관위원장을 하면서 자신이 불출마 결단 한 것을 스스로 굉장히 미화하는 인터뷰 기사를 봤습니다.

그 기사를 보면서 헛웃음이 나더군요.

통상 지역구를 가지고 있는 정치인의 비서관 중 하나 이상의 일상은 여론조사 분석 입니다.

자신의 지역구에 전체적인 여론 추이와 지지도 변화 뿐만 아니라 투표소 별로 여론 조사를 분석해서 선거 전략을 짜는 것이 통상적인 일 입니다.

이번에 새누리에서 불출마를 했던 김태호와 이한구 지역구 선거 결과를 보셨습니까?

모두 새누리가 패했습니다.

김해에서 김태호가 물구나무를 서면서 선거운동을 했었어도 도저히 이길 수 없었다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그러니 낙선을 해서 망신을 당하느니 차라리 폼 나게 불출마 선언을 하고 다음 기회를 보자는 심산으로 불출마를 했겠지요.

대구 수성은 좀 더 심각했습니다.  강적들에서 이한구가 김문수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지적을 했는데 아마 이한구가 지원유세를 오겠다고 했어도 김문수 후보가 말렸을 겁니다.

지난 19대 때에 대구에서 가장 늦게 공천을 받은 인물이 이한구 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총선에서 야당인 민주당의 김부겸 후보에게 겨우 승리를 했지만 그 이후 지방선거, 대선 등에서 대구에서 가장 새누리당 지지율이 낮은 곳 중 하나가 수성이었습니다.

대구 수성구는 서울로 치자면 강남 3구 정도의 유권자 의식 수준을 가진 지역 입니다.

이런 보수 성향의 지역에서 그 정도로 지지율이 낮았다는 것은 이한구에게 큰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이한구는 경북고등학교와 서울대를 나온 사람 입니다. 그리고 행정고시 수석 합격을 했던 사람 입니다.  대구에서 경북고를 나왔다는 것은 기본은 하고 간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 곳에서 이한구가 어떠했는지 지지율로써 알 수 있을 겁니다.

지난 19대까지 이한구는 4선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한구는 관료 타입이지 정치인 타입이 못됩니다. 정치인이라면 일단 지역구 주민과 눈높이를 같이해야 하는데 이한구는 지역 행사나 언론에 나올 때에는 지역 주민에게 자신의 활동을 설명하기 보다는 고압적인 자세에서 가르칠려고만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유권자들이 등을 돌릴 수 밖에 없었겠지요.

이번 총선에서 그나마 김문수 후보가 나왔기에 30% 라도 득표를 했지 이한구가 또다시 나왔다면 10%대 득표도 어렵웠을 것이라는 것이 그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 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너무나 너그러워서 불출마를 하고 4년이 지나면 "그래 그동안 고생했다" 면서 표를 줘서 다시 뽑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정치인이라면 자신이 일을 한 것을 유권자에 내 놓고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것이 정정당당한 행동이라고 봅니다.

우리 유권자들도 비겁한 사람 보다는 정정당당하게 심판 받는 사람을 많이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