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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퀴즈쇼 반지원정대

국내 최초! 라이벌 대학간 명예를 건 초대형 퀴즈배틀이 시작된다!



라이벌 퀴즈쇼 반지원정대 - 시청자 게시판

라이벌 퀴즈쇼 반지원정대 - 시청자 게시판
왜 퀴즈쇼를 퀴즈쇼답게 못 만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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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2이승희 조회수 724

지상파의 퀴즈쇼를 보면 예전에 인기있던 프로그램(장학퀴즈나 퀴즈아카데미)에선 다양한 카테고리의 나름 수준있는 문제를 많이 내면서 교양과 지식을 갖춘 사람을 승자로 골라내는 퀴즈쇼의 본질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려했던 것 같은데, 요즘 들어선 그런 것보단 재미(혹은 제작진이 재미있다고 여기는 것)에 치중한 나머지 수준낮은 문제나 몇달치 신문이나 살펴보면 맞출만한 문제, 진정한 교양과는 무관한 그저 틀리게 만들기 위한 기상천외한 구석 지식 문제를 섞어내면서 '스토리'가 있을 법한 출연자에겐 쉬운 문제를 밀어주면서 우승자로 만들어주어 '감동과 인간승리'가 있는 퀴즈쇼라며 프로그램을 홍보하기 위해 애쓰는 것을 많이 보았다.

 

퀴즈쇼를 이렇게 얄팍하게 만들기 때문에 옛날같이 장수하고 국민적 관심을 모으는 퀴즈쇼는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것이다. 퀴즈쇼는 오소독스한 포맷으로 다양한 카테고리를 다루고 진정한 교양과 지식을 제대로 테스트할 수 있게 만들어야 프로그램에 권위도 생기고 시청률도 잘 나오고 장수하는 것이라는 걸 방송쟁이들은 모르나 보다.

 

종편 채널들이 생겼을 때 나는 많은 기대를 했었다. 재미도 없는데다 날림식으로 매너리즘에 빠져 만들어지며 시청자들을 초등학생,중학생 수준으로만 아는 지상파 프로그램을 너무 많이 보았었다. 종편 채널이 생기면 지상파와는 다른 프로그램들이 쏟아져나와 수준높은 볼거리를 추구하는 시청자들을 만족시켜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채널 출범한지 반년이 넘었지만 종편 프로그램들은 지상파에서 보이던 사람들이 그대로 나와서 지상파 프로그램과 차별성이 없는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있기에 실망이 컸다. 종편의 저조한 시청률의 원인은 여기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지상파와의 차별화에 실패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애써 종편으로 채널을 돌릴 이유를 찾지 못했던 것이다.

 

TV조선에서 퀴즈쇼를 만들었다기에 지상파 퀴즈쇼의 문제점을 제거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1회 2회를 보니 이걸 퀴즈쇼라 부르기도 민망하다는 결론을 얻었을 뿐이다. 반지원정대라는 뜬금없는 제목은 차치하고, 라이벌 대학이 경쟁하는 단체 퀴즈라는데 우리나라에 라이벌 대학이라 불리는 대학이 몇개나 있길래 이런 프로그램을 만드나하는 의문이 들 뿐이다. 한마디로 이 프로그램의 컨셉은 '지속가능성'이 없다.

 

단체 퀴즈라는 방식도 문제다. 퀴즈쇼에선 개별 출연자가 자신의 두뇌 하나에 의지해 상금을 얻기 위한 고독한 투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는 것이 재미 요소이다. 시청자들이 단체 퀴즈에 어떻게 감정이입을 하겠는가? 시청자들이 자기의 출신 대학을 응원하겠다면 또 모를까. 그런 시청자들을 잡으려하는게 제작진의 의도라면 고대 VS. 연대 편에선 고대,연대 졸업생,재학생 시청자들만을 타겟으로 잡은건가. 안그래도 시청률 1%가 못 넘는 종편의 프로그램이 타겟 시청자들을 자꾸 '미분'하면 어쩔 셈인지 묻고 싶다.

 

또한 우리나라엔 대학서열화 현상이 있다.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명문대까지는 라이벌 구도로 만들어간다 해도 비명문대로 내려갈 수록 라이벌 구도로 만들었을때 시청자들의 비웃음만 얻을 뿐이다. 한마디로 이 프로그램은 기획부터 에러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에서 출제된 문제 수준은 쓴 웃음을 짓게 했다. 아무리 청년의 80%가 대학에 가는 별난 나라이고 대학생=지성인이라는 말이 전혀 통용되지 않는 나라가 우리나라라 해도 대학생 퀴즈쇼에서 조잡한 문제들을 범벅해 출제하는건 영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작가와 PD가 문제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아는데 출제자들부터 지성과 교양을 갖추고 변별력있는 문제들을 내야 한다고 본다. 문제 만들기가 어렵다면 카테고리식 출제를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세계사,국사,세계문학,한국문학,사회과학,자연과학,스포츠,문화(음악,미술,영화,방송...),시사 이렇게 큰 카테고리별로 균형을 맞춘 출제를 하고 세부 카테고리로 들어가서 그 분야의 다양한 지식들을 출제하는 것이다. 문제수준은 적어도 '네이버 캐스트'에서 언급되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제 내 의견을 한마디로 정리해 보겠다.

[1].라이벌 대학이 나오는 단체 퀴즈라는 컨셉은 버려야 한다. 개인 출연자가 예심을 거쳐 나오는 일반 참여형 퀴즈쇼로 바꿔야 한다. 젊은이들이 여럿모여 왁자지껄 즐기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면 그런 컨셉의 다른 프로그램을 만들길 바란다. 그런 걸 퀴즈쇼로 만들지 말고 말이다. 그리고 의견을 추가하자면 예심을 넓은 야외공간에 수천명 수만명을 모아놓고 치르는 공개예심으로 하면서 거기서 OX문제를 30-40문제 정도 출제해 출연자를 고르는 방식이 어떨까 한다. 사회적 빅이슈를 만들면 프로그램 홍보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퀴즈쇼 예심에 참가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교통체증을 일으켰다' '예심참가자들이 밤을 새며 기다렸다'... 이런 말이 나올 정도라면 시청률을 걱정할 필요가 있겠는가. 시청자들의 관심에 목마른 종편 채널에 이보다 좋은 호재가 어디있겠는가. 

[2].출제되는 문제수가 많아야 한다. 방송시간 내내 쉴새없이 문제가 나와야 한다. 우리나라 퀴즈쇼의 고질병은 출제되는 문제는 몇개 안되는데 이 몇 안되는 문제를 가지고 방송시간을 메꾸기 위해 쓸데없는 잡담으로 시종하며 질질 끄는 것이다. 퀴즈쇼에선 문제가 풍성해야 한다.

[3].문제수준은 이 시대의 고양과 지식을 검증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그렇게 만들어야 프로그램에 권위가 생긴다. '이 퀴즈쇼에서 우승할 정도면 지성과 교양이 검증된 사람'이라는 사회적 평가를 얻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 과거 장학퀴즈나 퀴즈아카데미가 그러했던 것 처럼. 그리고 상식책이나 최근 몇달치 신문기사나 꿰고 있으면 준비가 끝날 그런 문제는 출제하지 말라. 그런 문제들로 교양인을 가려낼 수 없다.

[4].상금은 한회 우승자가 3천만원-5천만원 정도를 가져갈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리고 연속우승에 제한을 두지 말고 승자가 장기출연하면서 열번이고 스무번이고 연속우승을 하는 것도 가능하게 해야 한다. 이렇게 만들면 사회적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의 'jeopardy'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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