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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퀴즈쇼 반지원정대

국내 최초! 라이벌 대학간 명예를 건 초대형 퀴즈배틀이 시작된다!



라이벌 퀴즈쇼 반지원정대 - 시청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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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 원정대, 무엇을 찾아 나설 것인가? (시청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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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8김헌 조회수 821

반지 원정대, 무엇을 찾아 나설 것인가? (시청 후기)

 

김헌

 

오랜만에 특이한 제목을 단 프로그램이 방영 되었다. TV 조선은 <반지원정대>라는 제목으로 퀴즈프로그램을 제작하였다. 기존의 프로그램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라이벌’이라는 수식어를 전면에 내세운 <반지 원정대>의 첫 번째 라이벌은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였다. 두 학교를 다니지 않는 대학생, 일반인이라도 두 대학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의 라이벌이라는 사실은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다. 우리는 두 대학을 이른바 ‘SKY 대학’ 이라 칭한다. 서울대학교와 더불어 두 대학의 이니셜을 따서 ‘SKY'라 부르기도 하지만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만큼 입학하기 힘들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다. 두 대학교는 과거부터 오랜 시간 동안 전통의 라이벌로서 자리매김했다. 그런 이유에서 <반지원정대>는 첫 번째 라이벌로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를 택했을 것이라 예측해본다.

 

<반지원정대>가 내세운 라이벌간의 경쟁, 퀴즈, 대학생, 돈 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크다. 두 라이벌이 펼치는 경쟁 구도는 우리는 기본 욕구를 건드린다. 메슬로우의 욕구 5단계가 말해주듯 우리 인간이 가장 우선적으로 욕구하는 것이 바로 ‘생존’의 욕구이다. 나와 다른 누군가와의 경쟁구도 속에서의 생사 여부는 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그런 가슴의 두근거림이 ‘생존’이라는 결과를 맞이할 때, 환희의 두근거림으로 변한다. 경쟁과 생존, 환희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인간에게 주는 메시지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런 이유에서 <반지 원정대>는 라이벌 간의 경쟁 구조는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로 적용시켰다고 보여 진다.

 

퀴즈는 자아실현이라는 목적을 달성해준다. 자아실현은 매슬로우 욕구 5단계 중 최상위 단계에 해당하는 욕구이다. 인간은 타인이 모르는 무언가를 자신이 풀어낸다는 것에서 자아만족을 느낀다. 지적으로 우월하다는 의식은 타인으로부터 스포트라이트 받고 있다는 내면적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시청자들은 TV속 출연진들 보다 한발 더 나서서 퀴즈를 풀어내려한다. 결국 퀴즈는 출연진과 시청자들의 자아만족을 실현시키기 위한 장치로 존재한다.

 

대학생은 10대와는 다른 성숙함을 갖고 있으며 30대, 40대와는 다른 패기와 열정이 존재한다. 때로는 TV를 주도하기도 때로는 TV에 순응하기도 한다. 개인적인 생각에서 TV와 궁합이 가장 잘 맞는 연령대가 20대, 대학생이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반지원정대>가 대학생을 선택했다는 것은 옳은 선택이다. 중, 장년층에게는 과거를 회상하며 열정과 패기를 충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며, 10대들에게는 자유로운 대학생의 낭만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대학생’이라는 키워드가 어찌 보면 <반지원정대>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 중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돈’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인간 활동은 ‘경제적 부’를 향해 귀결된다. 돈은 명예, 지위와 더불어 인간 사회가 추구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그러나 사회가 신자유주의라는 토양 아래서 100년이라는 세월을 보낸 현재, 명예와 지위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돈’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국 사람을 돈을 끄는 매력이 있다. 그 금액이 크면 클수록 사람들은 ‘액수’가 주는 메시지가 흠뻑 빠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반지원정대>는 꽤나 큰 액수의 돈을 내걸었다. 첫 회 우승팀인 ‘고려대학교’의 경우 1억이 넘는 돈을 가져갔다. ‘억’소리 날만한 금액이다. 시청자들은 퀴즈를 하나하나 풀어가며 ‘저 자리에 서있다면 나도 1억의 주인공일 텐데......’라는 착각 속에서 TV 프로그램에 열중한다.

결국 <반지원정대>는 꽤나 매력적인 키워드인 라이벌간의 경쟁, 퀴즈, 대학생, 돈을 갖추고 있는 프로그램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세련되고 정성스럽게 가공된 옥돌도 작은 티 하나가 가치를 떨어뜨리듯이 <반지원정대>에서 옥돌의 티 보다는 꽤나 큰 ‘티’가 존재한다.

 

그 티는 글쓴이의 의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첫 회는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의 라이벌 구도이다. 두 번째 회차 또한 전통의 이공대 라이벌 카이스트와 포스텍이다. 여기까지는 웬만한 시청자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라이벌이다. 그러나 삼회부터는 어떤 라이벌이 등장할지 상상할 수 없다. 과연 대한민국 대학 중 위에서 말한 4개의 대학 말고 ‘전통의 라이벌’,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라이벌’이라고 말할 수 있는 대학이 있을까. 이것이 글쓴이의 첫 번째 의문이다. 4개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을 어떤 형태로 라이벌이라 부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과연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라이벌 구도가 만들어질 것인지도 의문이 생긴다. 분명한 것은 공감을 할 수 없는 양자 간 대결은 ‘억지스러운 양자 간 대결’이라는 비난과 함께 시청자들의 원성을 살 것이다. 제작진은 ‘억지스러운 라이벌 구도’를 양산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당하고 공감할 수 있는 라이벌 대학을 발굴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의문은 퀴즈 내용인 ‘상식’과 퀴즈를 푸는 데 요구되는 ‘암기능력’이 과연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시대정신과 닮아 있느냐는 것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전문화 된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 생산 업체인 도요타는 'T형 인재상‘ 내놓았다.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한 깊은 지식과 다른 분야에 대한 포용력을 강조한다는 것이 'T형 인재상’의 골지다. 세계적 기업 또한 박학다식보다는 한 우물 파는 인재를 원하고 있다. 이런 세계적 추세는 대학민국의 추세와도 별반 다를 것 없다. 지역의 동네에서 간판가게 직원으로 일하다가 세계의 유명한 광고 공모전을 휩쓴 이제석씨, 젊은 시절 공장에서 일하다가 ‘영화’의 매력에 빠져 무작정 프랑스로 건너가 영화를 익히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세계적 거장이 된 김기덕 감독 등 이른바 ‘한 우물만 판’ 인물들이다. 이런 전문화된 지식을 갖춘 인재들이 세계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의 미래의 흐름을 주도할 대학생들을 자리에 앉혀 놓고 상식이나 풀고 버섯이나 외우라고 한다는 것은 21세기의 시대정신을 역행한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좀 더 전문화 된, 그러나 대중의 공감을 살 수 있는 대결구도를 프로그램에 녹여야 함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흥행이라는 이름으로 대변되는 절대 반지를 찾기 위한 <반지원정대>는 어떤 미래를 추구해야하는 것일까?

 

먼저 위기 요인을 기회 요인으로 만들고자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많은 비용을 통해 프로그램을 홍보했을 것이 분명하다. 세트부터 제작진까지, 모든 것이 땀과 노력과 돈으로 완성된 것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면적으로 바꾼다는 것은 땀과 노력과 돈을 무시하는 처사다. 역발상으로 지금 나타난 문제점을 오히려 기회로 바꾸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미 TV 조선은 강용석 전 국회의원을 고발프로그램의 MC로 발탁하면서 위기탈출 능력을 여실하게 발휘했다. 고소, 고발 왕으로 불리는 강용석의 부정적 이미지를 역이용, 프로그램화 시키는 능력은 가히 대단하다. <반지원정대>에도 이런 과감한 역발상이 적용되어야 한다.

현재 라이벌 대학의 부재는 <반지원정대>를 암흑 속으로 몰아넣을 것이 분명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반지원정대>는 ‘라이벌 대학의 부재’라는 암흑에 당도하기 이전에 ‘새로운 라이벌 대학의 생산’이라는 햇볕으로 다가가는 전술을 택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반지 원정대>가 직접 나서서 라이벌 대학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서울 뿐 만 아니라 지방 대학의 경우에도 뚜렷한 형태를 띤 라이벌 대학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반지원정대> 측에서 나서서 국내 존재하는 수많은 대학의 지리적, 학문적인 특징을 고려해 새롭게 공감할 수 있는 ‘라이벌 스토리’를 직접 생산한다면 말은 달라진다. 예를 들면 연극과 영화로 유명했던 대학교가 있다. 중앙대학교와 동국대학교이다. 이 두 학교 출신의 배우와 감독들은 현장에서 연기로, 연출력으로 대결해왔다. 이런 선배들의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현재 대학생인 후배들의 스토리로 이끌어 오는 것이다. 그런 후 ‘선배들의 라이벌 의식이 후배들에게도 전이 되고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와 함께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반지원정대> 제작진은 연세대VS고려대, 카이스트VS포스텍과 같은 기존에 존재하는 ‘라이벌’이라는 장르 속 ‘스토리’를 수동적으로만 이용하려들지 말고 ‘영화, 연극분야의 라이벌 동국대VS중앙대’ 등의 새로운 스토리를 통해 대학교의 라이벌 구도를 생산해내는 것 또한 괜찮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대학생들 대상으로 한다면 대학생다운 퀴즈프로그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지원정대>의 퀴즈 형태는 고등학생들이 등장하는 <도전 골든벨>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 고등학생들은 <도전 골든벨>에서 추구하는 ‘암기’를 통한 ‘상식’위주의 퀴즈형태에 적합한 이들이라고 본다. 물론 대한민국의 교육의 폐해로 인한 것도 있지만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주로 요구하는 것이 암기와 상식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전 골든벨>에 등장한 친구들이 골든벨을 울리기 위해 보드 판에 상식정답을 적어 내려가는 것은 가장 고등학생다운 모습이며 그런 모습에 시청자는 흥미를 가진다. 결국 <도전 골든벨>은 KBS의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반지원정대>는 근본적으로 <도전 골든벨>과는 출연자 층이 다르다. <반지원정대>에 등장하는 대학생들에게 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암기와 상식보다 자기 전문분야에 대한 창의적 발상법을 요구한다. 물론 ‘스펙에 찌들어가는 대학생’이라는 제목을 단 기사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 엄연히 불편한 진실일 뿐, <반지원정대>와 같이 공적인 부분을 강조하기 위한 프로그램은 보다 이상적인 부분을 향해 가야하며 그것을 토대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다 ‘창의적 발상법’에 토대를 둔 프로그램으로서 <반지원정대>가 존재해야한다.

 

예를 들자면 이러한 것이다. 먼저 지금과 같은 ‘버섯 종류 100개 외우기’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 그 자리를 다른 포맷으로 대체해야한다. 가정을 해보자. <반지원정대 제 3회>에는 연극영화과 라이벌이 등장했다. 그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주어진 30분 동안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100명’의 이름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30분 동안 특정 주제를 통해 단편 연극을 만드는 것이다. 단편 연극에는 다양한 ‘상징적 기호’를 담아야 한다. 예를 들자면 ‘연극’, ‘TV’, ‘조선’ 등과 같은 키워드를 오로지 연극을 통해 표현해야하며 연극에 참여하지 않는 나머지 대학생들은 연극 속에 숨어 있는 키워드를 퀴즈 형식으로 맞춰 나가는 것이다. 이 미션을 통해서 예비 예술인들의 창의성과 도전정신, 패기 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퀴즈 프로그램은 지상파나 다른 케이블 TV에서 선보이지 않았기에 신선하게 다가갈 것이다. 더불어 전문화되고 창의적인 대학생을 요구하는 시대정신과도 부합할 것이다.

 

어떤 프로그램이든지 우선적으로는 당시의 시대정신을 담는 것이 옳다고 본다. 흥행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포맷과 주제는 시대정신을 담고자 하는 노력 이후에 자연스럽게 따라 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반지원정대>는 21세기의 지친 대학생들에게 퀴즈를 통해 금전적 행복을 줌으로서 아픈 청춘에게 한 발짝 다가서려는 시대정신을 발휘했다. 그러나 부가적인 부분에 있어서 시대정신을 충족하지 못해 조금 안타깝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대학생과 같은 입장에 선 글쓴이가 내린 결론은 ‘대학생을 위한, 대학생에 의한, 모든 대학생 -잘나가는 대학, 못 나가는 대학, 4년제 대학, 전문대학 등 불평등한 잣대에 의해 분류되어 버린 모든 대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서 성장해야한다는 것’이다. 글쓴이의 분석과 해결책이 <반지원정대> 제작진들에게 불쾌하게 다가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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